전경련 "반도체·車·선박 등 수출경쟁력 열위 품목 10년래 최다"

2023-05-21 13:37

지난해 한국의 교역 품목 가운데 세계 시장에서 수출 경쟁력 열위에 놓인 품목이 10년간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한국무역협회 통계를 활용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출 품목의 무역특화지수(TSI)를 분석해 보니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1일 밝혔다.

TSI는 특정 상품의 상대적 비교우위를 나타내는 지수다. 0에서 -100으로 갈수록 수입 특화 정도가, 0에서 100으로 갈수록 수출 특화 정도가 높아짐을 뜻하며 100에 가까울수록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한다. 2013년 수입 특화 품목은 전체 교역 품목 1216개 중 815개였으나 2022년에는 1221개 중 846개로 31개 늘어 분석 기간 최다를 기록했다. 반면 수출 특화 품목은 이 기간 401개에서 375개로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가 본격화한 2020년은 전년 대비 수입 특화 품목이 19개 늘고 수출 특화 품목은 18개 감소하며 이 같은 현상이 심화하는 기점이 됐다. 2013∼2022년 수출액 상위 10대 품목의 TSI를 토대로 경쟁력 변화를 살펴보면 2013년에는 수입 특화 품목이 석유 등 광물성 연료(-53.9) 1개뿐이었으나 2021년부터 광학·정말·의료기기의 TSI가 마이너스로 전환돼 수입 특화 품목이 2개로 늘었다.

나머지 8개 품목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보이고 있으나 이 기간 TSI 변화를 보면 반도체 등 전기기기가 30.4에서 23.0, 기계가 11.1에서 3.3, 자동차가 74.8에서 55.5, 선박이 91.0에서 77.1, 유기화학품은 26.7에서 21.1로 각각 하락해 수출 경쟁력이 약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TSI가 상승한 품목은 플라스틱, 철강, 철강제품 3개였다. 수입 특화 품목은 수출 비중이 가장 큰 중국을 중심으로 두드러졌다. 대중 교역에서 TSI가 마이너스인 수입 특화 품목은 2013년 전체 1168개 중 773개였지만 지난해에는 1185개 중 918개로 늘었다. 반도체 등 전기기기, 광학·정밀·의료기기 등 수출액 상위 10대 품목 가운데 9개의 경쟁력이 약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수출이 침체 늪에서 벗어나려면 첨단분야에 대한 한·미, 한·일 간 협력 등을 활용해 글로벌 수요가 큰 고부가가치 제품군을 주력 수출 품목으로 발굴할 필요가 있다"며 "반도체, 기계, 자동차 등 현재 주력 품목에 대해서도 규제 완화, 연구개발(R&D) 지원 확대 등 초격차 강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