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총리, 30년 만의 양자 방한…"시간 짧지만 상징적 의미 가득"

2023-05-21 13:17
북한·러시아 문제 논의할 듯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오른쪽)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21일 한국을 방문하고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독일 매체는 과거 분단 국가였던 독일 정상의 방한을 두고 "상징적인 의미"라는 평가를 내렸다.

20일(현지시간) 독일 도이체벨레(DW)는 숄츠 총리가 21일 방한해 윤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라며, 이를 가리켜 "짧고 상징적인 한국 방문"이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주요7개국(G7)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일본 히로시마에 머무르고 있는 숄츠 총리는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뒤 서울에서 윤 대통령과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DMZ 방문은 한반도 상황을 직접 보고 싶다는 숄츠 총리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총리가 우리나라 대통령과 양자회담 등을 하기 위해 공식 방한하는 것은 1993년 헬무트 콜 총리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다. 2010년 메르켈 총리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차 우리나라를 찾았지만 한국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을 위한 방문은 아니었다. 올해는 한국과 독일 양국이 수교한 지 14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정상회담 주제로는 중국과 북한을 둘러싼 안보 정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양국 에너지 기업의 협력 등이 거론되고 있다. DW는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의료용 기기, 방탄복, 발전기 등 비살상무기를 지원한 상태"라며 "숄츠 총리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직접 지원하도록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윤석열 정부는 미국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우회적으로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DW는 숄츠 총리의 방한을 두고 "몇 시간에 불과하지만, 상징적인 의미로 가득하다"고 평가했다. 임은정 공주대 국제학부 교수는 DW에 "한때 분단 국가였던 독일 정상이 한국의 상황을 보기 위해 오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인은 (통일에 성공한) 독일에 존경과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오늘날의 독일과 그들이 가진 통일 및 경제적 발전의 경험을 볼 때 무엇이 가능한지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패트릭 해인 도쿄 외대 정치학 교수는 DW에 숄츠 총리의 방한에 대해 "많은 정상들이 한국에 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행보"라며 "숄츠 총리는 남북관계가 경직된 시기에 윤 대통령과 여러 차원에서 연대를 보여주고 싶어한다"고 짚었다. G7 정상회담 전후로 공식 방한을 한 나라는 캐나다와 독일뿐이라는 점을 말한 것이다. 해인 교수는 또 양국 정상이 우크라이나 재건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숄츠 총리는 한국·독일 정상회담 직후 곧바로 출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