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1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공동 참배하고 정상회담을 했다. 한·일 정상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 참배하는 것은 최초로, 한국 대통령의 위령비 참배도 이번이 처음이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기시다 총리와의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오늘 우리가 함께 참배한 것은 한국인 원폭 피해자에 대해 추모의 뜻을 전함과 동시에 평화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총리님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지난 7일 기시다 총리가 방한해 강제징용 피해자들과 관련해 '가혹한 환경에서 고통스럽고 슬픈 경험을 한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고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며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신 총리님의 용기와 결단은 매우 소중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과는 두 달 사이 세 번째 회담으로 한·일 관계의 진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윤 대통령 내외분과 함께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기도를 올릴 수 있었는데, 양국 관계에 있어서도 그리고 세계 평화를 기리는 관점에서도 중요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 및 초청국 정상들과 함께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평화자료관을 둘러보고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참배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면담한다. 이번 면담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의 무기 지원 요청' 관련 질문에 "우크라이나는 모든 나라에 같은 얘기를 할 수 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환경의 제약 사항을 모두 고려해 우리의 주관과 원칙에 따라 정할 것"이라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