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도 넘어섰다" 구제역 확산 비상…성수기 앞두고 육류가격 들썩

2023-05-15 14:57
증평서 6번째 확진농가 발생…이동중지명령에 돼지고기價 일시 급등

구제역이 발생한 지난 11일 오전 충북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한우농장에서 방역본부 직원이 출입 통제 안내판을 설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년여 만에 발생한 구제역 확산세가 거세다. 청주 한우농장 5곳에 이어 증평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확산을 막기 위해 인접 시·군 지역 소 사육농장과 관련 도축장·사료공장 등 축산 관계자와 차량에 24시간 일시이동중지를 발령하고 긴급 소독에 나섰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충북 증평군 한우농가에서 구제역이 의심돼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구제역으로 확인됐다. 충북 청주 외 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평 한우농가가 확진 판정을 판정을 받으며 국내 구제역 발생 농가는 6곳으로 늘었다. 

4년여 만에 다시 발생한 구제역은 이달 10일 청주 한우농가 2곳에서 시작됐다. 12일까지 청주 지역 농가 5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이번에 확진 판정을 받은 증평 한우농가는 최초 발생 농장인 청주 한우농가와 12㎞ 정도 떨어져 있다. 

그간 청주에서만 발생했던 구제역이 다른 시·군에서도 발생하면서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소, 돼지, 양 등 발굽이 둘러 갈라진 우제류가 감염되는 구제역은 전파 속도가 매우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당국은 의심증상 확인 즉시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해당 농장에 대한 살처분과 차단 방역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어 확산을 막기 위해  15일 오후 8시까지 24시간 동안 청주, 증평, 보은, 진천, 괴산, 음성, 충남 천안, 대전, 세종 등 9개 시·군 소 사육 관련 종사자와 차량에 대해 일시이동중지를 명령했다. 

당국은 이번 구제역 바이러스가 해외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청주 지역 구제역이 한우농장 구제역 바이러스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캄보디아·라오스 등 동남아 지역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와 상동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국내에서 현재 사용 중인 백신으로 구제역 방어가 가능할 것으로 당국은 판단했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구제역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사용 백신주인 △O 3039 △O1 Manisa △O1 Campos 등이 청주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가 속하는 'O ME-SA Ind 2001e' 유전형과 매칭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다만 당국은 정확한 확인을 위해 이번 구제역 바이러스와 국내 사용 백신 간 매칭 평가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기존 연구에 따르면 백신 적합성이 높다고 판단되지만 실제 효과가 있는지 자체적으로 실험을 진행 중"이라며 "평가 결과는 약 2주 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구제역 발생으로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육류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구제역 발생 직후인 이달 11일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당 평균 6380원으로, 한 달 전보다 19.1% 올랐다. 

농식품부는 구제역 발생 이후 육류 유통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가격이 오른 것이라며 한우, 돼지고기 등 공급 물량에는 아직까지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돼지고기 가격은 5월 초순까지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며 "이달 10일 구제역 발생 이후 전국 일시이동중지 명령 등에 따라 출하가 어려워 일시적으로 가격이 오른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