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놈은 다르다"...고분양가 논란 뛰어넘은 단지들, 흥행 비결은?

2023-05-14 17:30
2030 선호하는 직주근접ㆍ개발 호재ㆍ규제 완화 효과

용인시 아파트 일대 전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건자재 가격 상승과 분양가 규제 완화로 분양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가운데 고분양가 논란 속에서도 청약 흥행에 성공하는 단지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 단지는 고분양가라는 단점을 좋은 입지와 지역 내 개발 호재, 규제 완화 등의 장점으로 극복하고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1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 광명시 공명1동에 위치한 '광명자이더샵포레나'는 지난 8일 422가구 모집 1순위 청약 진행 결과, 4422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0.47대 1를 기록했다. 총 7개 주택 유형 중 1개 유형을 제외하고 모두 1순위 마감했다. 유일하게 1순위 마감에 실패한 39㎡도 2순위까지 포함해 총 897명이 지원해 마감에 성공했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마복동에 조성되는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도 787가구 모집에 3453개의 통장이 접수되면서 평균 경쟁률 4.4대 1을 보였다. 59㎡B타입은 8가구 모집에 291명이 몰려 36.4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이 두 단지는 청약 시작 전 고분양가 논란에 시달렸다. 광명자이더샵포레나는 3.3㎡당 분양가가 약 2700만원으로 국민평형에 속하는 전용 84㎡B의 분양가가 최고 10억4550만원으로 책정됐다.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도 저층을 제외한 대부분의 분양가가 11억원 중반대을 형성했고 전용 84㎡A형의 경우 최고 분양가가 12억3500만원에 달했다. 

이들 단지가 고분양가라는 단점을 딛고 시장에서 선방할 수 있었던 원인은 좋은 입지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광명자이더샵포레나의 경우 서울과 가깝고 직주근접성이 좋다는 평이 많았다. 서울 구로구와 금천구가 인접해 버스나 자가용을 이용해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출퇴근이 용이하고 지하철 1호선 개봉역과 구일역을 이용하기도 편하다.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도 GTX-A 용인역, 분당선 구성역 시설을 누릴 수 있는 입지로 각광받았다. 

지역 내 개발 호재도 고분양가 단지가 흥행에 성공한 요인 중의 하나다.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가 대표적인 예다. 정부는 지난 3월 경기도 용인 남사읍 일대를 국가산단 후보지로 선정했다. 삼성전자가 300조원을 투자해 2042년까지 첨단반도체 제조공장 5곳을 구축하고, 국내외 소재·부품·장비 기업 150여 곳이 입주할 예정이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과장은 "최근 수요자들은 주변 단지보다 시세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비싸더라도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투자하는 편"이라며 "용인시의 경우 남사읍 일대 개발이 발표되면서 투자 목적의 청약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1·3 부동산 대책에 따른 무순위 청약 무주택·거주지 요건 폐지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규제 완화를 통해 전국에서 청약을 신청할 수 있고 다주택자들도 시장에 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광명의 경우 1·3 대책 효과로 입지가 부각됐다고 볼 수 있다"며 "서울 거주자들에게는 광명이 덜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어도 지방 거주자들 입장에서는 광명은 꽤 매력적인 입지라고 판단될 수 있어 수요가 몰린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흥행 성공 요인은 당분간 개별 단지 청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 상승 추세가 장기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1699만원(4월 기준)으로 지난해 평균 1521만원보다 11.7% 상승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5월 분양가격 전망지수도 건자재 상승 등으로 인해 전월보다 9.1포인트 높아진 100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