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0년간 인도에 3조2000억 투자…배터리팩 공장·충전소 구축

2023-05-11 17:54

현대자동차가 급성장하는 인도 자동차시장 공략을 확대하기 위해 10년간 3조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전기차 배터리팩 조립공장 설립과 충전소 건설 등 전기차 생태계 구축에 집중해 매년 성장하고 있는 인도 시장에서 선두 입지를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11일(현지시간) 인도 타밀나두주와 올해부터 10년간 2000억루피(약 3조2400억원)를 투자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밝혔다.

타밀나두주의 첸나이에는 현대차의 1, 2 공장이 있다. 두 공장의 연 생산 규모는 약 76만대로 이 가운데 15만대 가량은 수출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번 MOU 체결에 따라 투자액을 전기차 생태계 구축과 생산 시설 현대화 등에 투입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첨단 시설을 갖춘 전기차 배터리팩 조립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이 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는 17만8000개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향후 5년간 고속도로 등 타밀나두주 거점 100곳에 전기차 충전소도 건설한다. 첸나이 공장의 연간 생산 대수는 85만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차는 1996년 인도 시장 진출 후 처음으로 현지에서 외국 자동차공장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 3월 제너럴모터스(GM)의 탈레가온 공장 인수와 관련해 법적 구속력이 있는 텀시트(주요 거래 조건서)에 서명했다. GM 공장 인수와 함께 첸나이 공장 투자가 본격화되면 현대차의 인도 현지 생산 대수는 100만대 가량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자동차 시장의 지난해 내수판매 규모는 472만5000대로 일본을 제치고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인도 정부는 전기차 인프라 투자 등을 통해 2030년까지 전기차의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의 30%까지 끌어올리는 전략을 발표하는 등 전기차 시장 육성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인도 시장에서 마루티 스즈키에 이어 10% 중후반의 시장 점유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인도 시장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9.4% 증가한 55만2511대다.
 

현대자동차그룹 양재 본사 전경 [사진=현대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