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내려 잡았다.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이 위축된 데다 투자 부진 흐름이 지속된 영향이다.

KDI는 11일 발표한 '상반기 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8%에서 1.5%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올해 민간 소비는 고물가⋅고금리 기조로 회복세가 제한되겠지만, 여행 수요 증가에 힘입어 서비스 소비 중심으로 연간 3.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설비투자는 대외 여건 악화로 1.1% 증가하고, 건설투자도 주택경기 하락에 따라 건설 부진이 지속돼 0.4%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총수출은 반도체 중심의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연간 1.4%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년(3.2%)보다 대폭 하락한 수준이다.

다만 올해 경기는 '상저하고'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상반기에는 글로벌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업황 위축으로 0.9% 성장에 그치지만 하반기에는 중국 경제 회복에 따른 영항과 반도체 부진 완화로 2.1%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는 대외 수요 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세 확대로 성장률이 2.3%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했다.

소비자물가는 상승세가 점차 둔화되면서 올해와 내년 각각 3.4%와 2.4%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반도체 수요 회복 시기와 중국 경제 회복의 파급 정도 등이 우리 경제 성장세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로 곡물 및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거나 주요국의 고금리 지속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발생하면 성장세는 더욱 둔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