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與, 유능한 정당 돼야"…野 원로 유인태 "尹, 이재명 만나야"
2023-05-09 10:06
유인태, '국민공감' 초청 첫 야권 인사로 쓴소리 강연
"정권 바뀔 때마다 치사…與, 공천 목 매지 말라"
"정권 바뀔 때마다 치사…與, 공천 목 매지 말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9일 "국민들이 여당에게 바라는건 뭐니뭐니해도 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공감 8번째 모임' 축사에서 "유능한 정당, 일 잘하는 정당이냐가 국민이 여당에 바라는 가장 큰 첫 번째 판단 기준이 아닐까"라며 이같이 말했다. 친윤(親尹)계 의원 공부모임으로 시작한 '국민공감'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을 8번째 강연자로 초청했다.
그러면서 "여당이 실력을 쌓기 위해 자신들의 유능함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활약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갖추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우리 당이 공부를 많이 하면 좋겠다. 나중에 시험도 치고. 평상시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강연자인 유 전 사무총장은 이날 '한국 정치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국민의힘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그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미래'에 대한 질문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형사 피의자라도 한번 만났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이 대표가 대선에 졌으면 당대표에는 안 나가길 바랐는데 본인이 그렇게 선택하더라"라고도 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훌륭한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돼도 4년이 지나면 국민 인식 속에 다 몹쓸 사람이 돼버린다"며 "이런 현상이 지난 대선에서 주요 정당 후보들이 '0선'이 되는 비극을 불러온 것이다. 우리 국회와 정치가 굉장히 위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3∼4개 당이 있는 다당제로 가야 한다. 승자 독식의 양당제를 바꿔야 한다"며 "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정당을 해도 생존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여당이 공천에 연연하는 행태를 비판했다. 그는 "정권 바뀔 때마다 치사하게 있는 사람, 버티는 사람도 그렇고 (선거에) 안 나가냐고 하는 사람도 그렇고 그거 하나 해결 못하고 벌써 몇 번째냐"고 지적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태영호 최고위원 사이에 공천 관련한 대화가 오간 상황도 겨냥하며 "요새 국민의힘이 공천을 갖고 전부 거기에 목을 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천 문제는 당 지도부가 어디서 나서서 할 게 아니라 모든 건 경선에 맡기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자꾸 인위적으로 뭘 하려고 하면 여러 가지 부작용만 생긴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번에 민주당도 '돈봉투' 사건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데 사실은 들켜서 그렇지 (국민의힘도) 전당대회 때 좀 쑤셨을 것 아니냐"라며 "(돈을) 안 쓰고 전당대회를 못 치른다. 안 들켜서 다행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강연을 듣던 김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수를 치며 박장대소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선거구제 개편도 강조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오늘 이렇게 와서 (강연을) 흔쾌히 응한 것은 선거제도 개혁이라고 하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서"라며 "우리나라처럼 소위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에서 의원 교체율이 높고 초선의원이 이렇게 많이 바뀌는 나라는 없다"고 했다.
한편 국민 공감 모임에서 야권 인사가 특강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모임의 기획간사를 맡고 있는 박수영 의원은 이날 모임의 취지를 밝히며 "여야 가리지 말고 우리나라 정치가 이대로 괜찮은지 세게 짚어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