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요댐, 위성으로 하루 2회 점검"…접경지역 군남댐 가보니

2023-05-09 12:00
점검 바탕 남북공유하천 임진강 수위 조절
북측 무단방류 홍수 발생·피해 최소화

경기 연천군 남방한계선에 있는 신필승교 [사진=신진영 기자]

"위성영상으로 북측 댐 방류 현황을 하루에 두 번 꼴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지난 8일 경기 연천 남방한계선에 위치한 신필승교를 지키는 군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여름 대규모 홍수로 물안보에 대한 중요성이 커졌다. 남북공유하천인 임진강을 두고 북한은 댐 방류 때 사전통보하기로 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홍수 대응에 있어 더는 북한 협조만 기다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환경부는 올해부터 북한 주요 댐 위성영상 촬영주기를 기존 하루 1회에서 2회 이상으로 늘렸다고 9일 밝혔다. 
 
위기상황 땐 수자원공사·군부대 '핫라인' 가동
신필승교는 북한 댐 방류 상황이 맨 처음 관측되는 곳이다. 임진강 유역은 필승교 수위에 따라 4단계로 나눠 홍수 관리를 한다. 수위가 1m를 넘어서면 '하천 행락객 대피', 2m는 '비홍수기 인명 대피', 7.5m는 '접경지역 위기 대응 관심 단계', 12m는 '접경지역 위기 대응 주의' 단계를 각각 발령한다.

군남댐은 필승교 수위에 따라 임진강 홍수를 조절하고 있다. 우리나라 첫 홍수조절댐인 군남댐은 2006년 착공해 2013년 12월 완공됐다. 한국수자원공사 군남댐 관리단은 수문 13개 모두를 31m 높이로 열고 임진강 수위를 조절한다. 군남댐이 상류에서 들어오는 홍수량을 저장할 수 있는 수위인 '계획홍수위'는 40m다. 
 

경기 연천 군남면 선곡리 군남댐(왼쪽)과 한국수자원공사 군남홍수조절댐 중앙제어실 [사진=신진영 기자]

북한 댐 방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군남댐과 한탄강댐을 연계 운영하고 있다. 나봉길 수자원공사 연천포천권 지사장은 "2020년 8월 최장 장마기간에 군남댐엔 계획홍수 1만3000톤(t)을 훨씬 상회하는 홍수량이 유입됐다"면서 "다행히 한탄강댐에서 초당 613t을 일시적으로 저류하면서 홍수를 방어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홍수도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나 지사장은 "필승교 수위 7.5m를 상회하는 수준을 '관심단계'로 지정해, 한강홍수통제소 주관으로 상시대응체계를 갖췄다"고 했다. 이어 "필승교 수위가 0.7m에 도달하면 수문을 방류하고, 1m에 이르면 주민들과 함께 행락객을 대피시켜서 안전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특히 위기 상황이 발생되면 '상황전파체계'로 바로 돌입한다. 모든 자료를 바로 받을 수 있도록 '핫라인(직통전화)'을 파주·연천 지역 군부대 포함한 8개 기관이 구축하고 있다는 게 수자원공사 설명이다.

수자원공사는 2021년부터 환경부 추진과제인 '위성기반 접경 모니터링 시스템' 고도화 작업을 대행 추진하면서 군남댐 분석에 활용하고 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왼쪽)이 8일 오후 경기 연천 군남댐에 방문해 나봉길 한국수자원공사 연천포천권 지사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신진영 기자]

한화진 장관 "남북공유하천 물안보 강화"  
임진강은 총연장 254.6㎞로 북한 지역이 62.9%를 차지하고 있다. 임진강 유역은 주변 지역 고도가 낮아 홍수 피해가 상습적으로 발생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홍수 피해가 잦은 임진강 유역은, 북측 강우 예측이 어려워 수해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

여기에 북한이 하류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상류에 있는 댐을 무단으로 방류하면서 여러 차례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 상황을 겪었다. 

남북은 2009년 댐을 방류할 때 사전 통보하기로 합의했지만, 2011년 이후로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환경부가 북한 주요 댐 위성영상 촬영주기를 단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북측 댐 상황을 면밀하게 감시해, 무단 방류로 인한 피해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이날 현장을 방문해 "임진강 같은 남북공유하천 하류 지역 물안보는 남북협력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에 있어서 지나칠 정도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원칙 아래 북측 댐 방류 상황을 면밀히 감시하고 관계기관 협업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