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파업 실행 여부, 삼성에 달려…경영진과 대화 원해"

2023-05-04 15:59
서초사옥 앞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기자회견…노사협의회 비판

삼성전자가 임금 및 단체협상을 두고 노사 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파업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4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조정 결과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을 통해 삼성의 악행들이 멈춰질 수 있다면 강행해야 할 것”이라면서 “아직은 대화를 원하고 있고, 실행 여부는 삼성의 경영진, 이재용 회장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노사협의회를 통해 임금 인상률을 정해왔다. 올해도 지난달 14일 노사협의회와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 4.1%에 합의했다. 노조 측은 삼선전자가 협상에서 노조의 의견은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며 지난달 21일 사측과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이후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현재 쟁의권을 확보해 조합원 투표를 거쳐 파업을 할 수 있는 상태다.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삼성전자 노조 가운데 가장 큰 조직으로 9000명가량의 조합원을 두고 있다. 전체 직원의 7.4% 수준이다.
 
손우목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은 “공동교섭단은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50개 요구안을 대폭 축소해 합리적인 5개를 요청했지만, 이 역시 사측은 거부했다”며 “회사는 임금 조정안에 대해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그 어떠한 설문도 진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장 큰 문제는 노사협의회의 임금 협상이 무노조 경영을 위한 불법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헌법 33조에 따르면 단체교섭권은 오로지 노조에만 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또 근로자참여법 5조에 의해 노사협의회와 협상하더라도 노조의 교섭에 어떤 영향을 미쳐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아직 삼성전자는 창사 이래 파업이 발생한 적이 없다. 지난해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했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러 파업을 하지는 않았다.
 
우선 노조는 파업 이전 다양한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장 다음 주에는 베트남 현지에서 전 세계 140여 개 노조가 모이는 자리에 참석해 삼성전자의 행태를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또 이후에는 국내에서 조합원을 만나며 의견을 나눈다는 방침이다.
 
한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임금 인상률 관련 질문에 “사실 삼성전자의 투쟁은 임금 투쟁이 아니다”라며 “노동조합을 인정해달라는 것이며 노동의 가치를 폄훼하는 삼성을 규탄하기 위해 나와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4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김수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