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생계비대출, 출시 한 달 만에 143억원 지원

2023-05-01 15:26

 

지난달 5일 서울 중구 중앙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시민들이 대출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취약계층에게 최대 100만원씩 대출해주는 ‘소액생계비대출’이 출시 후 한 달간 143억3000만원 규모로 이뤄졌다.

1일 금융위원회와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3월 27일부터 지난달 26일까지 소액생계비대출 신청자는 2만3532명, 대출 금액은 총 143억3000만원으로 집계됐다. 3주 차까지 누적 96억4000만원 이뤄진 것을 고려하면 4주 차에만 46억9000만원이 실행된 셈이다. 1인당 평균 대출액은 61만원이다.

소액생계비대출은 만 19세 이상 성인 중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이면서 연 소득 3500만원 이하인 취약계층에게 100만원을 한도로 대출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최초 50만원을 빌려주고 이자를 6개월 이상 성실하게 상환하면 추가 대출이 가능하다.

병원비 등 특수한 상황에는 처음부터 50만원 이상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들에게 제공되는 대출금리는 최초 연 15.9%로 다소 높은 수준이지만 차주가 금융교육을 이수하면 0.5%포인트, 성실하게 상환하면 6개월마다 3%포인트씩 낮아진다. 최저 금리는 연 9.4%다.

소액생계비대출은 한도가 작고 연 15.9% 수준인 고금리 상품이라는 점에서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출시 초기에 제기되기도 했지만 막상 출시되자 흥행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정치권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현재 100만원인 한도를 200만원까지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와 같은 흥행은 그만큼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는 취약계층이 많다는 것으로 해석돼 금융권에서는 ‘씁쓸한 흥행’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금융권에서는 소액생계비대출 재원이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되자 최대 640억원을 추가 기부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1000억원 규모 재원을 올해 말까지 활용할 방침이었지만 이대로라면 9~10월께 소진될 것이란 예상에 따라 추가 재원 확보에 나섰고 금융권은 이에 선뜻 동참했다.

추가 기부금은 금융사별로 국민행복기금 초과회수금을 활용할 방침이다. 일부 금액은 이사회 등 절차를 밟아야 해 최종 기부금은 달라질 수 있다. 금융위는 추후 초과회수금을 기부한 금융사 명단을 공개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내년부터 예산을 배정받아 추가 재원 공급 없이 자체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소액생계비대출 프로그램 연착륙에 힘쓸 계획이다. 추후 대출 수요가 안정되고 차주들이 대출을 상환해 회수되는 자금을 활용하면 선순환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소액생계비대출 신청자를 대상으로 복합 상담도 지원하고 있다. 대출 외에 채무 조정, 복지 연계, 취업 지원 등 상담을 통해 이들에게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4주 동안 복합 상담을 지원받은 건수는 총 2만3474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채무자대리인 상담을 받는 금융소비자들은 대부분 불법사금융을 이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위 측은 이들이 상담을 통해 법률구조공단 등에서 조력을 받아 부당한 이자를 내지 않고 소액생계비대출로 갈아타고 있는 현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