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안정적 성장 위해 '공짜 서비스' 인식 벗어나 수수료수입 확대해야"

2023-04-30 16:03
금융연구원 "트랜잭션 뱅킹·해외지점 기업금융·WM서비스 업그레이드"

[사진= 연합뉴스]


국내 은행들의 성장과 수익구조 균형을 위해 수수료수입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금융당국이 최근 은행권을 상대로 금융소비자 부담 경감을 위한 수수료 비용 절감 등 이른바 '상생금융'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수료수입 확대를 위한 새로운 영역을 발굴하는 등 전략적 노력을 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30일 '국내은행의 수수료수입 확대방안' 보고서를 통해 "'금융 거래 서비스'가 공짜라는 금융소비자들의 인식이 적지 않아 어려움이 예상되긴 하지만 은행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수수료 수입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 수수료 수입은 이익 성장에도 불구하고 2018년 이후 감소 추세에 있다. 작년 말 기준 국내은행의 총 수수료 수입은 7조73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0.9% 하락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포함한 전체 총이익에서 차지하는 은행권 수수료 수입 비중 역시 2018년 15.9%, 2021년 14.7%, 2022년 13%로 수년 간 감소세가 뚜렷하다.

그러나 은행 입장에서 수수료수입 확대는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다. 가장 큰 걸림돌은 금융소비자들 사이에 만연한 '서비스는 공짜'라는 인식이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무료 또는 원가 이하로 제공되던 서비스에 대해 수수료 상향 조정이 절실하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서 "결국 새로운 수수료 수입원을 발굴하거나 기존 영업전략을 수정해 수수료 증가가 예상되는 서비스 부문을 강화해 나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에 수수료수입 확대를 위한 대안으로 '트랜잭션 뱅킹' 활성화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트랜잭션 뱅킹이란 은행이 기업의 각종 자금거래를 대행(펌뱅킹 자동이체 등)해 주거나 자금관리시스템(PioneerBranch 등)을 제공해 기업의 자금 관리 및 금융관련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하는 뱅킹서비스로 지급결제, 신탁, 사무수탁 등 수수료를 창출하는 모든 사업을 뜻한다. 김 연구위원은 "해당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물적 인프라에 대한 중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뿐 아니라 실무부서의 인적 역량 강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은행권 해외지점의 기업금융서비스를 현지화하고 이를 통해 수수료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현지 신디케이트론 등 금융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이를 통해 수입을 늘리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지 금융시장의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역량 확보와 그에 발맞춘 지점장 현지 채용 등 현지화의 필요성이 함께 제시됐다. 

아울러 WM(자산관리) 서비스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단순 판매수수료가 아닌 자문수수료 체계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그는 "현재의 WM영업은 펀드와 방카 등 자본시장상품의 개별판매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는 고객 수익과 이해상충, 불완전판매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포트폴리오 영업방식으로 전환할 경우 고객은 안정적 수익과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고 은행 역시 안정적인 비이자이익 확보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위원은 은행권 안정 성장을 위한 수수료수입 확대를 위해 당국 규제 완화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소비자 후생 증대와 은행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은행의 투자일임업 허용 등 관련 규제 완화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