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3월 발생한 세금수입 펑크 규모가 이미 3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2021년 세정 지원에 따른 기저효과에 부동산 등 자산시장 침체, 기업 실적 부진이 함께 맞물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현 상황으로 볼 때 4월과 5월은 세수 펑크 규모가 더 커질 수 있어 올해 대규모 세수 부족 현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3월 국세수입'을 살펴보면 현 상황에서 추정해볼 수 있는 올해 세수 펑크 규모는 28조6000억원이다.

정부는 올해 들어 3월까지 총 87조1000억원 상당의 국세를 걷었다. 지난해 같은 시점 111조1000억원을 걷은 것과 비교하면 24조원 줄었다.

정부가 4월부터 연말까지 작년과 같은 규모의 세금(284조8000억원)을 걷는다고 가정하면 연말 기준 국세수입은 371조9000억원이 된다.

이는 지난해 정부가 올해 세출 예산을 편성할 당시 잡은 세입 예산인 400조5000억원과 비교해 28조6000억원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는 4월부터 연말까지 세수가 작년과 같다는 단순 가정에 기반한 계산이다. 실질적인 흐름은 다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먼저 작년 대비 올해 월별 세수 감소 폭을 살펴보면 1월 6조8000억원에서 2월 9조원으로 확대된 후 3월 8조3000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1~3월 평균 작년보다 8조원씩 덜 걷힌 것이다.

정부는 적어도 4월, 늦으면 5월까지도 작년 대비 월별 세수가 감소할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법인세 분납기간인 3~5월은 전체 세수에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3월 법인세수가 20조9000억원으로 작년 대비 6조1000억원(-22.6%) 감소하는 상황이 발생한 만큼 4월과 5월에도 이런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를 보면 3월 법인세는 27조원, 4월은 20조3000억원, 5월은 9조5000억원이 걷혔다.

다만, 4월부터 2021년 세정 지원 이연세수가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진다는 점은 호재다.

정부는 3월까지 실질적인 세수 감소분을 24조원이 아닌 14조3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세정 지원 이연세수 감소 등에서 발생한 기저효과 9조7000억원을 빼고 보는 개념이다.

2021년 하반기 납부유예 등 세정 지원을 하면서 당시 들어왔어야 할 세금이 2022년 1∼3월에 들어와 올해 세수가 줄어 보이는 착시현상 발생했는데, 이런 기저효과는 4월부터 사라진다.

착시 현상이 해소되는 상황에서 법인세수 감소가 이어질 경우 4월과 5월은 작년 대비 세수 감소 상황은 이어지지만 감소 폭은 줄어들 수 있다.

이런 변수들을 종합 고려해볼 때 연간 세수 펑크 예상 규모는 4월이나 5월께 30조원대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상저하고' 흐름에 따라 하반기에 경기가 회복되면서 세수도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대할 수 있는 세목은 양도소득세나 증권거래세 등 자산세다. 경기보다 시장이 먼저 움직이면서 자산세수를 견인할 가능성을 기대하는 것이다. 경기 회복은 소득세나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 세목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세금이 '상고하저'로 걷힌 것도 하반기를 기대하는 이유다.

이런 가능성까지 고려해 정부는 올해 법인세에 대해선 펑크 상황을 인정하지만, 다른 세목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런 부분을 두루 감안해 올해 세입 예산을 내부적으로 재추정할 예정이다. 다만 이는 내부 의사 결정 및 재정 운용을 위한 것으로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