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투약에 9억원"...망막질환 신약 '럭스터나' 급여 문턱 넘을까

2023-04-27 16:28
한국노바티스, 럭스터나 급여 등재 재신청
김상진 교수 "국내 환자 6명 불과, 치료 기회 보장해야"

김상진 성균관의대 안과학교실 교수가 2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희귀 유전성 망막질환 치료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RPE65 유전자 변이 망막색소변성증’ 치료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성주 기자]

 

실명을 막을 수 있는 안질환 치료제가 국내에서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면서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9억원이 넘는 약값 부담에 기다리던 치료제가 개발됐더라도 환자들에겐 ‘그림의 떡’인 셈이다.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해 소수의 환자들에게 치료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요청이 나오는 이유다.

27일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실명퇴치운동본부 등 의료단체는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희귀 유전성 망막질환 치료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열고, 희귀 안질환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2021년 9월 유전성 희귀 안질환 ‘RPE65 유전자 변이 망막색소변성증’을 단 1회 투여로 치료할 수 있는 ‘럭스터나’(노바티스)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다만 현재까지 국내에서 자비로 럭스터나 치료를 받은 환자는 전무하다. 비싼 약값 부담에서다. 럭스터나는 국내에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1회 투약 가격이 미국 기준 약 71만달러(9억5000만원)에 달한다.

의료단체는 이날 토론회에서 럭스터나 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가 소수인 만큼, 급여 적용으로 치료의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상진 성균관의대 안과학교실 교수는 “연구에서 국내 환자 2000명을 검사한 결과, RPE65 유전자 변이가 발견된 환자는 6명에 불과했다”며 “지난해 8월 초고가 희귀질환 치료제 ‘졸겐스마’가 급여화된 선례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열고 신약에 대한 요양급여 적정성을 심의한 결과, 럭스터나에 대해 ‘비급여’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지난달 말 한국노바티스는 럭스터나의 급여 등재를 재신청한 상태다. 회사는 심평원과도 럭스터나의 급여화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바티스 관계자는 “급여 적용 기준 및 치료제 투약 후 사후평가 방식을 어떻게 설정할지 추가적으로 협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