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세계 1위 도요타 뛰어넘었다
2023-04-26 18:41
현대자동차·기아의 올해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6조원을 넘어서며 세계 1위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를 넘어섰다. 현대자동차·기아가 도요타를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사양·고가 차량 중심의 판매 전략과 더불어 ‘제값 받기’ 정책을 펼친 결과다. 여기에 우호적 환율 영향이 더해져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26일 올해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48억3491만 달러(약 6조4667억원)로 양사 모두 역대 분기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GM의 1분기 순이익 23억9500만 달러(약 3조2140억원)를 크게 앞섰을 뿐만 아니라 업계 1위인 도요타의 1분기 추정 영업이익 37억9000만 달러(약 5조700억원)보다 많다.
수익성 면에서 도요타를 앞지른 것은 사상 최초다.
현대차가 제네시스와 SUV 판매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처럼 기아도 SUV와 친환경차 등 고수익 차종의 판매가 이 같은 호실적을 이끌었다. 제값 받기 정책에 따라 딜러에게 제공하는 판매 장려금(인센티브)이 줄면서 신기록을 달성했다는 분석이다. 고환율도 현대차그룹 수출 이익 향상에 이바지했다. 올해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5.9% 상승한 1276원을 기록했다.
현대차·기아는 이 같은 흐름이 2분기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우정 기아 재경담당 부사장은 "수요 중심의 시장으로 전환된다고 하더라도 인센티브 관리를 경쟁력 있게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올해 예상했던 연간 계획은 차질 없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변수로 작용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해서도 현지 생산을 앞당기고 상업용 전기차 판매를 늘리는 방식으로 단기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밝혔다.
판매량에 있어서는 여전히 도요타가 앞서고 있지만 이마저 역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도요타는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1048만3000대를 팔며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에 685만대를 팔아 도요타와 독일 폭스바겐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삼성증권이 최근 발표한 ‘2026년, 글로벌 1위 업체가 바뀐다’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도요타와 폭스바겐의 글로벌 판매량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현대차그룹은 미국과 인도 판매량이 급증해 글로벌 순위를 역전시킬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현대차그룹이 향후 3년간 특히 미국과 인도 판매량이 각각 50만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