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0억원' 몰린 해외주식형 펀드, 서학개미 자금력 집중되나

2023-04-18 17:20

[자료=금융투자협회]


최근 해외주식형 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전체 주식형 펀드 순유입금액 절반 이상을 해외주식형 펀드가 차지하면서 한동안 시들했던 ‘서학개미’(국내에서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주식 투자자) 투자심리가 회복 중인 것으로 해석된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 이후 해외주식형 펀드(14일 기준, ETF 제외)에 1650억원이 순유입됐다. 전체 주식형 펀드 순유입금액 2957억원 중 55.66%의 비중을 차지한 셈이다. 특히 지난 12일과 13일에는 각각 2474억원, 2389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되면서 투자심리가 집중된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해외주식형 펀드에 자금이 몰렸던 이유는 미국 인플레이션(물가인상) 기조가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지난 12~13일(현지시간) 미국에서는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를 발표했다. CPI는 2021년 5월 이후 가장 적은 상승폭인 5.0%를 기록했으며, PPI는 전월대비 0.5%포인트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긍정적인 경제지표로 인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기조에 제동을 걸 것으로 기대 중이다.

기준금리 인상에 제동이 걸리면 미국 주식시장에서 소외받았던 기술주 등이 반등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저점매수 관점에서 해외주식형 펀드에 자금이 몰렸던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자금이 가장 많이 몰린 해외주식형 펀드는 ‘미래에셋글로벌펀드셀렉션증권모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이다. 설정액 1061억원이 증가했으며 수익률은 7.12%다.

해당 펀드는 글로벌 액티브 전략을 구사하는 주식관련 집합투자증권에 자산총액의 60% 이상을 투자한다. 특히 베스트 아이디어 종목에 집중한 포트폴리오로 구성됐다.

설정액이 100억원 이상 증가한 해외주식형 펀드에서 ‘유리필라델피아반도체인덱스증권모투자신탁[주식]’은 22.7%로 수익률이 가장 좋았다.

해당 펀드는 글로벌 반도체 업종 주가지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추종하며, △엔비디아 △브로드컴 △인텔 △퀄컴 등을 주요 자산으로 편입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해외주식형 펀드 중에서 2차전지, 기술주, 미국주식, 반도체 등과 관련된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유망산업에 투자하려는 성향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주식형 펀드도 최근 시장에서 주목받은 2차전지, 반도체 등 테마에 자금이 몰렸으며,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좋았다.

설정액이 100억원 이상 증가한 국내주식형 펀드에서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KB KBSTAR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 증권 상장지수 투자신탁(주식)’이다. 올 들어 수익률 33.79%를 기록했으며 설정액도 419억원 증가했다.

설정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펀드는 ‘삼성KODEX Top5Plus Total Return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이다. 같은 기간 7493억원의 자금이 유입됐으며 수익률은 18.35%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특정테마의 주가 수익률이 강세를 보이면서 주식형 펀드에도 자금이 쏠리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해당 이슈에 대한 관심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지만 주식형 펀드에 대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