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韓 1분기 GDP 성장률 0.1% 전망, 경기침체 근접"
2023-04-18 15:50
경상수지 악화 우려
한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경제가 세계적인 성장 둔화로 인해 수출이 줄고, 원화 약세로 수입 비용이 증가하면서 경기 침체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가 14개 기관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코노미스트들은 한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1%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번 조사 당시 전망치(0.3%)보다 0.2%포인트 내려간 수치다.
흔히 GDP가 2개 분기 연속 역성장할 경우, 기술적 경기침체 진입으로 간주된다. 지난해 4분기 한국 GDP는 전 분기 대비 0.4% 감소했다. 1분기 성장률이 예상치(0.1%)를 하회하고 역성장으로 나타나면 경기침체에 진입하는 것이다. 이에 기술적 경기침체 가능성으로부터 안심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1분기 한국의 GDP 전망 하향 조정의 이유로 수입 증가를 꼽았다. 1달러 대비 원화 원화 상승으로 수입 비용은 증가했지만, 반도체와 정유 등 한국의 주요 수출 상품 수요는 줄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2월 경상수지는 5억2000만달러(약 6861억원) 적자로 두 달 연속 적자가 이어졌다. 수출 부진에 따른 상품 수지 적자는 5개월 연속 이어졌고 해외여행 증가 등으로 인해 서비스수지 적자까지 더해졌다.
박정우 노무라 홀딩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1분기 GDP가 전 분기 대비 0.7% 감소할 것이라며 응답자 중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1분기, 특히 3월에 중국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수요까지 약화했다"며 "모든 곳에서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이미 침체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 경제는 불안정한 주택시장, 신용시장의 위기, 수출 감소를 마주하고 있다"며 "한국은행은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로 1월부터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GDP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으면 한국은행의 긴축 사이클이 끝나간다는 분석에 힘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은행은 오는 25일에 1분기 GDP 속보치를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