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가구 월평균 생활비 195만원…식료품·교통에 최다 지출

2023-04-18 11:00
30대이하 저축 비율 높지만 부채도 많아…문화·여가 만족도 최하

농촌진흥청 전경[사진=농진청]




농어촌 가구의 월평균 생활비는 195만원으로, 저축하는 가구는 전체 절반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생활비 중 식료품과 교통·통신에 지출하는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1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 농어업인 등에 대한 복지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농어업인의 복지 증진과 농어촌지역 개발 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전국 농어촌 4000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특히 농어촌지역 내 청년층(40대 이하) 가구의 기초생활 여건과 농어가가 많은 '면',  비농어가가 많은 '읍'의 비교 분석에 중점을 뒀다.

농어촌에 거주하는 30대 이하 청년 가구는 주로 아파트(51.9%)와 연립/다세대주택(40.6%)에 거주했다. 다른 연령대보다 월세(41.4%)와 전세(22.1%) 비율, 최저주거기준 미달 비율이 11.8%로 가장 높았다. 

정기적으로 저축하는 30대 이하 가구는 66.7%로 40대(59.4%) 등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 다만 부채가 있는 비율도 30대 이하 가구가 52.2%로 다른 연령대(40대 52.6%)보다 높게 나타났다. 

청년층의 농어촌생활 종합만족도는 30대 이하 51.3점, 40대 52.7점으로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특히 문화·여가 여건의 만족도가 39.1점으로 가장 낮았다. 

반면 현재 삶의 행복감은 30대 이하 62.6점, 40대 64.9점으로 높았다.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주된 요인으로 가족을 꼽는 30대 이하는 33.6%, 40대는 52.7%로 나타났다. 30대 이하 25.9%와 40대 23.4%는 경제적 안정을 꼽았다. 

농어가 월평균 난방비는 18만7000원으로 조사됐다. 난방 기간이 길고(5.2개월), 주로 기름보일러(56.3%)와 전기보일러(18.7%)를 사용했다. 난방환경 개선을 위해 면에서는 ‘도시가스 등 저렴한 난방원 공급(52.6%)’을, 읍에에서는 ‘오래된 난방시설 개‧보수(34.1%)’를 요구했다.

이들은 농어촌 경관을 해치는 주 요인으로 버려진 생활 쓰레기(29.5%)와 빈집‧빈터(19.3%)를 꼽았다. 또 자동차의 소음‧진동(57.6점)과 축사가 유발하는 악취(59.8점) 탓에 농촌 환경이 저평가 받고 있다고 답했다. 

농진청은 주거지 주변 속도제한, 가축분뇨 처리와 악취 저감 시설‧장비 지원사업 등을 계속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빈번한 산불의 원인이 되는  농어가의 폐 영농자재 소각 비율도 5년 전보다 3배(1.3→3.6%) 가까이 늘었다. 여기에 논‧밭두렁‧야외쓰레기 소각이 화재 원인이 된다고 인식하는 비율(38.0→19.9%)도 줄고 있어 쓰레기 소각에 대한 지속적인 계도가 필요한 상황이다. 

농어촌에서 5년 내 이주를 희망하는 가구 비율은 8.9%로, 농어가(1.0%) 보다는 비농어가(12.5%), 원래 주민(1.0%)보다는 이주민(12.6%)에서 높았다. 이주를 희망하는 주된 이유는 30대 이하 청년 가구가 주택(52.8%)과 직업(34.0%), 40대는 자녀교육(38.6%)을 꼽았다. 

이승돈 국립농업과학원 원장은 "이번 조사로 농어촌지역 주민의 정주 여건이 5년 전보다 전반적으로 향상된 것을 알 수 있었다"며 "다만 읍과 면 사이의 차이, 농어촌 청년층의 생활 여건을 확임함에 따라 지역별·연령대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과제들을 발굴해 농어촌지역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국무총리 소속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지역개발 위원회’에 안건으로 보고돼 농어촌지역 주민의 정책 수요를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과 사업의 근거로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