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 전세사기 피해자 또 숨진 채 발견…올들어 3번째 사망

2023-04-17 14:42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지난 2월 20일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가해자 일당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에서 또 전세사기 피해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2월 28일과 지난 14일에 이어 세 번째다.
 
17일 인천 미추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12분쯤 인천시 미추홀구 한 주택에서 30대 여성 A씨가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됐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졌다. 그의 집에서는 유서가 함께 발견됐다.
 
A씨는 이른바 ‘건축왕’으로부터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로 경찰에 신고를 접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사망하기 며칠 전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2만원만 보내달라"고 요청하고, 수도 요금 6만원을 제때 내지 못해 단수 예고장을 받는 등 생활고로 어려움을 겪었다. 숨진 A씨의 지갑에 있던 현금은 2000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9월 보증금 7200만원을 주고 전세 계약을 맺은 뒤 2021년 9월 임대인의 요구로 보증금을 9000만원으로 올렸다. 하지만 A씨가 살던 아파트는 전세사기 피해로 인해 지난해 6월 전체 60가구가량이 통째로 경매에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인천 지역에 2700여 채의 빌라와 아파트 등을 보유한 ‘건축왕’ 남모씨는 공인중개사 등과 함께 지난해 1∼7월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161채의 전세 보증금 125억원을 세입자들로부터 받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