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표 찍지 못한 성유진의 LPGA 신데렐라 스토리

2023-04-16 12:46
롯데 챔피언십
연장 승부 끝 패배
우승은 그레이스 킴

롯데 챔피언십 1번 홀에서 티샷 중인 성유진. [사진=AP·연합뉴스]

성유진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데렐라 스토리가 미완으로 남았다.

성유진은 16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 에바비치의 호아칼레이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로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중국의 류위, 호주의 그레이스 킴과 연장 승부를 벌였다.

연장 1차전 결과 버디를 기록한 그레이스 킴이 우승했다. 성유진은 준우승에 그쳤다.

이날 성유진은 신데렐라 스토리에 도전했다.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가 2013년 기록한 초청 선수 우승이다. 성유진은 지난해 6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 오픈 우승으로 이 대회 초청장을 받았다.

성유진은 1번 홀에서 그레이스 킴, 잉글랜드의 조지아 홀과 챔피언 조로 출발했다.

성유진은 3번 홀과 5번 홀 버디로 순위표 맨 윗줄을 지켰다. 우승 굳히기에 들어가나 싶었지만, 9번 홀 보기로 3명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선두는 스웨덴의 리네아 스트롬에게 내줬다. 류위, 대만의 페이윤 치엔과 공동 2위에 위치했다.

성유진은 10번 홀 버디로 스트롬의 덜미를 잡았다. 선두 복귀. 그러나, 이후 7홀 연속 파로 류위에게 선두를 내주고 말았다.

5타 뒤진 채 출발한 류위는 이날 불같이 8개의 버디를 낚았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먼저 라운드를 마쳤다.

성유진, 스트롬, 그레이스 킴이 추격했다. 스트롬은 17번 홀 버디로 추격조에 합류했으나, 18번 홀 벙커에 빠지며 낙마했다.

이제는 성유진과 그레이스 킴이 남았다. 18번 홀, 두 선수 모두 티샷은 잘 갔다. 그레이스 킴이 먼저 스윙했다. 공이 벙커에 빠졌다. 성유진 차례, 하이브리드를 쥐고 그린을 노렸다. 그린 입구까지 206야드(188m) 거리. 스윙과 함께 날아간 공은 벙커에 빠졌다.

그레이스 킴의 공은 깃대 근처에 떨어졌다. 성유진이 시도한 벙커 샷은 그레이스 킴보다 조금 더 굴러갔다. 그린 주변에서 지켜보던 갤러리가 탄식했다.

성유진이 먼저 버디 퍼트를 시도했다. 침착하게 공을 굴렸다. 공은 직선을 그리더니 홀 속으로 사라졌다. 성유진이 환한 미소와 함께 퍼터를 번쩍 들었다. 탄식하던 갤러리가 환호했다. 사흘 내내 파를 하던 홀에서 버디를 기록했다. 

그레이스 킴의 버디 퍼트마저 들어갔다. 3명이 연장 대결을 벌였다. 

연장 1차전은 18번 홀에서 진행됐다. 세 선수가 시도한 어프로치가 모두 그린을 빗나갔다.

류위는 시작부터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샷 난조를 보였다.

성유진이 시도한 세 번째 샷은 깃대를 넘어갔다. 네 번째 샷은 깃대와 먼 거리에 멈췄다. 퍼터로 굴린 공은 또다시 홀을 지나갔다.

그레이스 킴이 버디 퍼트를 시도했다. 굴러간 공이 떨어졌다. 신인의 생애 첫 우승이다. 3개 대회 만에 우승컵을 들었다.

그레이스 킴은 상금으로 30만 달러(약 3억9000만원)를 획득했다. 우승으로 다음 주 미국 텍사스주 더 우드랜드의 더 클럽 앳 칼턴 우즈에서 열리는 LPGA 투어 첫 메이저 대회(셰브런 챔피언십) 출전권도 거머쥐었다.
 

롯데 챔피언십을 제패한 그레이스 킴.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