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강남 납치·살해 발단' P코인 시세조종 정황 포착

2023-04-11 17:39

[사진=연합뉴스]


'가상화폐(가상자산) 거래소 상장피(fee)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동기가 된 P코인의 시세조종 정황을 포착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이승형 부장검사)는 11일 가상화폐거래소 코인원 상장 비리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블록체인 기반 공기질 관리 플랫폼 'U 회사'가 발행한 가상화폐인 P코인은 2020년 11월 코인원에 상장됐다. 플랫폼 사용자가 공기질 등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하면 P코인을 보상으로 주고 회사 가맹점에서 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검찰에 따르면 코인원 상장 직후 두 차례 시세 조종이 이뤄졌다.

앞서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동기에 가상화폐가 연루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는데, 배후로 의심 받고 있는 재력가 부부와 피해자도 P코인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발행재단이 영세하고 부채비율이 매우 높은 등 재정상황이 불량했음에도 거래소에 단독 상장됐다"며 "상장 직후 시세조종으로 많은 투자자가 피해를 봤고 결국 살인이라는 비극적 사건에 이르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사팀은 코인원 상장 비리와 관련해 총괄 이사였던 전모씨와 상장팀장 김모씨, 브로커 고모씨와 황모씨를 구속했다.

전씨는 2020년부터 2년 8개월간 코인 상장을 대가로 고씨와 황씨로부터 현금과 코인 등 약 20억원을, 김씨는 10억4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지급받은 코인을 차명 계정으로 현금화해 은닉한 혐의도 있다.

전씨와 고씨는 이미 구속 기소됐고, 김씨와 황씨는 전날 구속영장이 발부돼 수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은 코인 시장조작세력과 결탁해 상장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고, 상장브로커를 통해 발행재단으로부터 상장 신청할 코인을 염가로 선취매해 둔 다음 상장 후 이를 고가에 되팔아 이익을 향유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