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호재 영향' 신축보다 가격하락 둔화 뚜렷한 구축 아파트
2023-04-11 08:21
준공한 지 20년이 넘은 서울 아파트 집값이 5년 이하 아파트에 비해 낙폭이 더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및 정밀안전진단 완화 등으로 노후 단지 내 재건축·재개발 속도가 붙으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지역 20년 초과 아파트의 매매가격 변동률은 전월 대비 -1.17%로, 같은 기간 서울 5년 이하 아파트의 매매가격 변동률(-1.48%)에 비해 낮은 낙폭을 보였다.
지난해 12월엔 5년 이하 신축 아파트와 20년 초과 아파트가 각각 -2.85%, -3.20%를 기록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이 주목할 만하다. 지난 1월 5년 이하 아파트는 -2.23%, 20년 초과 아파트는 -1.85%의 변동률을 보인 데 이어 2월에도 같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2019년 준공) 전용 84.244㎡도 2월 14억7000만원 거래된 뒤 3월에 15억3500만원에 매매 체결됐다. 재건축 추진 단지인 고덕주공9단지(1985년 준공)의 경우 전용면적 83.52㎡가 1월 9억5000만원에서 3월 10억4000만원으로 9000만원이 올랐다.
전문가들은 정비사업 관련 규제 완화에 따른 재개발·재건축 기대감이 커지면서 구축 아파트에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올해 초 구조안정성 비중을 50%에서 30%로 하향하고 2차 안전진단을 사실상 폐지하는 등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율을 완화했다. 이와 함께 택지조성이 20년 지난 100만㎡ 이상의 공공택지를 대상으로 한 노후계획도시 특별법도 지난달 발의했다. 이 법은 용적률 최대 500% 보장을 핵심으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 예비타탕성조사 면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구축 아파트가 신축 아파트에 비해 가격이 더 많이 내린 이후 가격 조정이 된 점도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지난해 하반기(7~12월)의 경우 20년 초과 아파트의 변동률 하락폭이 8%대인 반면, 5년 이하 아파트는 7% 수준으로 구축 아파트의 하락폭이 더욱 깊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 컨설팅 연구소장은 "구축 아파트 가격이 더 많이 하락한 만큼 급매물 위주로 거래도 더 먼저 진행됐다"며 "거래가 늘면서 가격도 다시 반등한 구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