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다시 소방관으로 돌아가겠다"

2023-04-10 11:44
"대형화재 피해 줄이기 위한 개정안 발의 등...영광된 시간"
"대화 없는 윤석열 대통령의 오만·독선·고집 큰 문제"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의정부갑)이 10일 "22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 임무를 맡은 자리에서부터 다시 소방현장으로 돌아간다는 결심이 변한 적 없다"며 "21대 국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오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대한민국 소방관 출신"이라며 "10년에 가까운 현장 소방관 경험에 비추어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다짐으로 정치에 투신하겠단 선택으로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3년 전 저의 소방관으로서의 마지막 임무는 2019년 독도 앞바다에 추락한 동료 소방관을 수색하는 일"이라며 "당선 이후 제가 처음 찾은 건 저의 동료들과 많은 순직 소방관이 묻힌 국립묘지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사람을 구할 세상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약속했다"며 "그 약속처럼 21대 국회에서 생명안전을 위한 의정활동을 했고 많은 성과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반복된 대형화재 피해를 줄이기 위한 개정안을 냈고 현장에서 극도의 위험과 유독물질에 노출되는 소방관들이 질병을 입었을 때 국가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개정안도 이뤄냈다"며 "감히 혼자 힘으로 이룬 일이라고 할 수 없었고 영광된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많은 선배·동료 국회의원의 공감과 협력,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으로 이뤘다"며 "의정부 시민 여러분이, 정치가 저에게 기회를 줘서 이룰 수 있었던 값진 시간에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며 "그러나 많은 비극과 절망도 뒤따랐다. 급류에 휩쓸린 젊은 소방대원, 후배를 내보낸 채 나중에 (주검으로) 발견된 소방관의 영결식 등이 가슴에 선명하게 남아있다"고 부연했다.

오 의원은 "21대 국회는 사회적 재난으로부터 삶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에, 사회적 갈등을 녹여내는 용광로 역할에 얼마나 충실했는지, 신뢰를 줬는지 이제 돌아봐야 한다"며 "오늘날 우리 정치는 민생 경제와 국민 고통 속 현 정부의 실정을 지적하는 것조차 방탄이란 이름으로 매도한다. 대화를 거부하고 수사만 들이미는 윤석열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 고집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2020년 이후 국민이 바라본 국회 역시 국민 비판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라며 "오로지 진영논리에 기대 상대를 악마화하기 바쁜, 국민께서 외면하는 정치 현실에 대해 책임있는 정치인으로서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 극한 갈등 속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고 설득을 조정하는 정치 역량을 제 안에서 찾지 못했다"고 했다.

또 "윤 대통령께 한 말씀 고하고 싶다"며 "진정 국민, 삶, 국가 미래를 조금이라도 걱정한다면 인제 그만 손에 든 칼을 내려놓아야 한다"며 "이전 정권을 수사하는 칼날은 결코 성공한 정부의 요건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민 여러분 지금도 저는 정치의 힘을 믿는다. 정치를 통해 이 세상 가장 소중한 생명과 안전을 지켜낼 수 있고 국민의 깊은 갈등,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의 길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