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긴축 사이클 막바지…"韓 기준금리 내년 2.5%까지 내려갈듯"

2023-04-10 10:50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Fed·연준)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도달하면서 세계 중앙은행 다수가 내년에 금리 인하로 선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23개 중앙은행 가운데 최소 20개 중앙은행이 내년에 금리 인하로 선회할 것으로 봤다. 올해 3분기에 금리가 6%(중앙값)로 정점을 찍고 내년 말까지 4.9%까지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한국 등은 내년에 금리 인하로 선회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멕시코, 인도네시아 등은 연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일본은 내년에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경제 둔화 징후가 가시화하고 금융시장 긴장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5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끝으로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미국의 현재 기준금리는 4.75~5.0%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연준이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 상단을 5.25%로 유지한 뒤 내년 말 4.25%까지 내릴 것으로 봤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따른 은행 부문 위기에도 불구하고 석유수출국기구플러스(OPEC+)의 감산 결정에 따른 유가 상승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애나 웡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OPEC+의 감산과 탄탄한 미국 노동시장을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은 올해 4% 부근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하반기 경미한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만, 연준은 올해 내내 기준금리를 정점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은행(한은)은 현 기준금리인 3.5%를 올해 내내 유지한 뒤 내년 말 2.5%까지 내릴 것으로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예측했다. 한국은행이 연말 인플레이션이 3%대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듯, 자국 내 인플레이션이 안정 조짐을 보이면서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다.
 
블룸버그는 “한은은 4월에 금리를 올리기 어려운 위험들에 직면해 있다”며 “부동산 시장 침체와 높은 가계부채 수준으로 인해 디벨로퍼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4분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이면서 경제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중앙은행(ECB)은 현재 3%인 예금 금리를 3.5%까지 올려 올해 내내 유지한 뒤 내년 말에 2.5%까지 인하할 것으로 예상됐다. 데이비드 포웰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ECB는 균형을 잡기 어려울 것”이라며 “높은 인플레이션, 경기 둔화, 글로벌 은행 부문 위기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ECB가 5월과 6월에 0.25%포인트씩 예금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현 기준금리 4.25%를 올해 말까지 유지하고 내년에 3.5%로 인하할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은 현 정책금리인 마이너스(–) 0.1%를 올해 말까지 유지한 뒤 내년에 0%로 올릴 것으로 분석됐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우에다 가즈오 신임 총재가 이끄는 일본은행이 올해 방향 전환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다.
 
중국인민은행은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현재 2.75%에서 올해 말까지 2.55%로 낮춘 뒤 내년 말에 2.45%까지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측됐다. 중국이 제로코로나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벗어난 데다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로 경제가 힘을 얻고 있으나, 경제 반등은 여전히 고르지 못한 모습이라고 매체는 짚었다. 중국의 인플레이션이 올해 약 2%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완화적 통화정책을 고수할 수 있는 여지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