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마이회' 반발한 中 '온갖 쓴맛 볼 것" 강력 대응 예고

2023-04-06 12:02
대만섬 포위 등 군사대응 예상
펠로시 대만 방문때보다 강력할까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5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과 비공식 회동 후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당국은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5일(현지시각) 미국에서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난 것을 놓고 단호하고 강력한 반격을 예고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온갖 쓴맛을 맛볼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차이마이회(蔡麥會)'에···中 '강력한 대응' 예고
미국의소리(VOA) 등 보도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이날 중남미 순방 귀국길에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들러 매카시 의장과 약 1시간 30분간 비공식 회동을 했다. 1979년 미국과 대만이 단교한 이후 미국 땅에서 열린 양국 간 최고위급 회동이다. 미국에서 하원의장은 권력 서열 3위다. 

이날 비공개 회담 후 두 사람은 담화문도 발표했다. 매카시 의장은 "미국과 대만의 유대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말했고, 차이 총통은 "미국 국회의 지지로 대만인은 고독하지 않다"며 대만에 대한 지지에 감사를 전했다. 

그동안 '차이마이회(蔡麥會, 차이 총통과 매카시 의장 회동)'에 대해 '하나의 중국'을 위배한 것이라며 반대했던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 당국은 6일 이례적으로 외교부와 국방부 등 5개 부처가 담화 또는 성명을 동시 발표해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담화를 발표해 "미국과 대만이 유착해 엄중하게 잘못된 행동을 했다‘’며 ‘’중국 측은 앞으로 결연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 국가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수호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방부도 "중국 인민해방군은 직책과 사명을 준수할 것"이라며 "시시각각 고도의 경계를 유지하고 국가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결연히 수호하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공산당 중앙 대만판공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외사위원회와 주미 중국 대사관도 모두 결연한 반대와 강렬한 규탄을 표명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도 이날 사평을 내고 "(이번 만남이) 대만 차이잉원과 민진당이 백방으로 모색한 '외교적 돌파'라면 앞으로는 그 '돌파'가 가져올 온갖 쓴맛을 맛볼 것", "중국의 반격은 단호하고 강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동은 대만 독립세력이 막다른 길로 내몰리는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대만섬 포위 등 예상···펠로시 대만 방문때보다 강력할까
중국은 이미 차이 총통과 매카시 의장의 회동을 앞두고 군사적 무력 시위를 강행해왔다.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전날 중국군 항모 산둥함 전단이 대만 동남부 해역을 통과해 서태평양에서 항행 훈련을 벌였다. 또 대만과 마주한 중국 푸젠성 해사국은 대만 해협 북부와 중부에서 합동 순항·순찰 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중국 내 군사전문가들은 대만 섬 포위 작전 등 중국 인민해방군이 강력한 군사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관측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보도했다. 
 
쑹중핑 중국 군사전문가는 '차이마이회'에 대해 “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을 더 멀게 하고 인민해방군이 군사적 수단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더 준비해야 함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대만 분리세력이 긴밀히 결탁할수록 인민해방군이 비평화적 해결을 위한 준비가 더 시급해질 것이라고도 했다. 만약 마지노선을 넘는다면 인민해방군은 즉각 훈련을 실전으로 전환해 문제를 단숨에 해결할 것이며, 그 책임은 미국과 대만 독립세력에 있다고도 꼬집었다. 
 
일부 대만이나 미국 등 매체에선 매카시 의장이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처럼 직접 대만을 방문하지 않고, 차이 총통의 미국 LA 경유길에 회동한 만큼 중국의 군사적 대응 수위가 강력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 환구시보는 사평에서 “이는 '눈 가리고 아웅'식의 기만으로, 중국의 반격은 그들의 대본을 따를 생각이 없다”며 사실상 강력하게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해 8월 펠로시 전 의장이 대만을 방문해 차이 총통과 만난 데 대해 맞서 중국은 대만섬을 포위하는 형태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대만섬 상공을 지나가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가 하면 군용기가 수시로 대만해협 중간선과 방공식별구역을 넘나들며 위협을 가했다. 그 결과, 인민해방군의 대만해협 순찰과 실전훈련이 사실상 상시화함으로써 중국이 대만해협 통제권을 실질적으로 장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