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 '유종의 미'...4월 내 우선 처리 '7개 민생法' 발표

2023-04-04 11:41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는 7일 새로운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물러나게 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협상파트너였던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마지막 회동을 하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 두 사람은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이날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만나 4월 임시국회에서 우선 심사·처리하기로 합의한 '민생 법안' 7개를 발표했다.

민생 법안 7개는 △법안 발의 시 서로 다른 정당에 속한 대표발의 의원을 총 3인까지 기재할 수 있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 △본회의서 실시하는 모든 무기명 투표는 전자장치 이용을 원칙으로 하는 국회법 개정안 △업무방해죄 구성 요건을 개선하고 법정형을 하향하는 형법 개정안 △동물은 물건이 아니라는 점을 규정한 민법 개정안 △대출금 일부만 연체 시, 연체한 부분에 대해서만 연체이자를 부과하도록 한 금융소비자 보호법 개정안 △일정 규모 이상의 의료기관에는 임종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의료법 개정안 △대통령 취임 시점을 ‘취임 선서 시’로 개정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이다.

7개 법안 발표에 앞서 김 의장과 두 원내대표는 그간의 소회를 밝히며, 아쉬움을 표하는 한편 서로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를 아끼지 않았다.

김 의장은 이날 회동에서 “그동안 우리 정치환경은 여야가 극한 대립을 할 수밖에 없는 어려운 여건이었는데, 의회주의자인 두 분이 원내대표를 맡아 최소한의 대화와 타협을 할 수 있었다”고 그간의 노고를 위로했다.

특히 자신이 역점을 두고 있는 선거제 개편과 관련 “선거제 개편의 기초를 위해 만들어진 전원위원회가 19년 만에 일어났는데 아마도 두 분 원내대표가 아니었으면 안 됐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여야가 내용 면에는 이견이 없는데도 아직 성안이 안 돼 처리가 지연되는 민생 법안, 국민 법안들이 꽤 있다”며 “오늘 논의를 통해 4월 중 처리할 수 있도록 발표하면 국민에게도 좋은 선물이 되고 주 대표도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주 원내대표와 함께 국정 운영과 주요 현안에 의견 나누고 접점을 찾고 타협하는 과정에 좋은 파트너를 모시게 됐다는 점에서 귀한 시간이었다. 거의 매주 비공개 식사를 하면서 여러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어서 서로 존중하는 시간이 아니었나”라고 감사를 표했다.

다만 그는 “그동안 민주당이 요구한 양 특검법(대장동·김건희 특검)과 정리가 끝나지 않은 간호법·의료법 문제, 대통령이 어떻게 할지는 모르지만 양곡관리법 등 문제는 여야 합의해 처리했으면 좋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스스로 평가하기에 부족 아쉬움이 많지만, 김 의장과 박 원내대표가 좋게 평가해주니 저도 당황스럽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지난해 예산을 합의해 통과시키고, 어려웠던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마치고, K칩스법을 (야당이) 협조해주고 진행 중이지만 전원위원회도 열 수 있게 된 것을 보람으로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국회법상 안건조정위원회가 취지대로 운영되지 않는 점은 아쉽게 생각하고, 민주당이 안건조정위원회가 원래 취지에 맞게 운영되도록 해주십사 하는 부탁을 드린다”고 마지막으로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