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평가 논란 배터리 관련주 IRA 수혜로 다시 떴다

2023-04-03 16:58
한국서 생산 양극재로 제조한 배터리에 보조금
2차전지주 고평가 논란 잠재우며 다시 상승세
코스모화학 등 상한가… 포스코홀딩스도 강세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전기차 보조금 지급과 관련해 세부 규정안을 발표하면서 이차전지 관련주가 다시 급등했다. 한국에서 생산한 양극재와 음극재로 제조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도 보조금을 받게 됐다. 그간 고평가 논란과 반도체 관련주로 주도주가 이동하면서 약세를 보였으나 이번 IRA 이슈로 다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차전지 관련주인 코스모화학과 이브이첨단소재가 각각 가격제한폭(29.99%, 29.88%)까지 급등하면서 6만4800원, 2760원으로 장을 마쳤고 하이드로리튬(24.06%), 코스모신소재(23.65%), 광무(23.29%), 나노신소재(20.84%), 미래나노텍(15.46%), 대보마그네틱(10.59%) 등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또 어반리튬(9.71%), 지엔원에너지(8.46%), 포스코홀딩스(6.52%), 포스코퓨처엠(5.87%) 등도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 지수를 끌어올린 일등 공신인 에코프로비엠(3.34%), 에코프로(0.20%)도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이차전지 관련주가 강세를 보인 것은 IRA 수혜 때문이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3월 31일(현지시간) IRA의 전기차 세액공제 세부 지침 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 법안의 주요 내용은 양극·음극 활물질을 광물로 분류한 점이다. 특히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나라에서 추출했을 때에도 FTA 국가에서 가공되거나 세부 규정에서 요구하는 부가가치 기준(50%)을 충족하면 보조금 대상으로 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간 관련 업계에서는 양극재와 음극재가 핵심 광물(Critical Mineral)과 배터리 부품(Battery Component) 중 어느 쪽으로 분류될지 초미의 관심이었다. 만일 부품으로 분류되면 미국 현지에서 생산해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즉 현지 투자가 진행돼야 하는 부담감이 컸다. 하지만 북미에 직접 진출하지 않고 국내에서 생산해도 전기차 판매보조금 대상에 포함되는 만큼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구성중 DS투자증권 연구원은 “IRA 세부 내용은 국내 이차전지 업종에 긍정적인데 단기적으로 가장 큰 수혜는 양극재 기업들이 볼 것”이라며 “이번 법안으로 한국에서 현지 수요에 대응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극재 기업들은 IRA 법안의 세제 혜택에도 불구하고 비용 증가나 공급망 관리 등을 이유로 한국에 증설하는 것을 선호한다”면서 “세부법안 발표로 양극재 기업들은 올해 1분기 실적시즌에 CAPA를 상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분리막 및 전해액 부문과 관련해서도 “양극재는 국산화가 많이 진행된 반면 분리막과 전해액은 여전히 중국 의존도가 높다”면서 “이번 IRA 법안으로 북미에서 사용되는 배터리에는 해당 소재들에 대한 현지 제조가 필요해지면서 국내 셀메이커 내에 국내 분리막 및 전해액 기업들의 점유율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핵심 광물과 배터리 부품에 대한 요구 조달 비중이 매년 높아지고 일부 우려 국가에서 광물 등을 조달하는 것도 제한되는 만큼 글로벌 완성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및 배터리 셀 업체들의 국내 소재 업체들에 대한 의존도가 한층 더 높아질 것”이라며 “특히 향후 ‘우려 국가’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던스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양극재와 음극재 기업들은 국내에 투자해도 IRA 요건을 충족할 수 있게 되면서 해외 투자와 재무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던 엘앤에프에 리스크 해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포스코케미칼과 에코프로비엠 등 양극재 업체들도 국내 투자 비중을 늘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부품으로 인식되는 전해액과 분리막은 2024년부터 중국산을 사용하면 세액 공제에서 배제되고, 중국에 생산능력이 밀집돼 있는 음극활물질과 전해질염·첨가제, 동박 등은 2025년부터 배제된다”며 “부품에 이어 광물까지 중국 업체는 점유율이 하락하고, 한국과 일본 업체들은 점유율 상승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수혜 종목으로 동화기업(전해액), SK아이이테크놀로지(분리막), 포스코케미칼(음극재), 천보(전해질 염/첨가제), SKC(동박)를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