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밀린 한국 조선···부활의 날개는 빠른 '대우조선 경영정상화'

2023-04-04 05:40
허약한 재무구조 탓 인력 유출도 심화
한화와 시너지 서둘러 본격 투자 시급

국내 조선산업이 중국에 2년 연속 글로벌 수주 1위를 내주는 등 경쟁력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조선업계에서는 경쟁력 개선을 위해 빅3로 꼽히는 대우조선해양이 서둘러 한화그룹에 인수돼 지배구조를 안정화하고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지연으로 국내 기업의 경쟁력 강화 시기가 늦어질까 우려된다는 것이다. 중국이 한국을 제치고 2년 연속 글로벌 수주 1위를 차지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의 경쟁력 개선이 시급히 진행돼야 한다는 시각에서다.

지난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 4193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중 중국이 2034CGT(49%)를 수주해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1564만CGT(37%)를 수주, 상당한 차이를 내면서 2위에 머물렀다.

국내 조선업을 추월한 중국을 따라잡기 위해 시급하게 빅3 중 하나로 꼽히는 대우조선해양의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우조선해양은 2021년과 지난해 연간 적자로 1조7547억원과 1조613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연간 수주 목표인 69억8000만 달러의 11.5% 수준인 8억 달러를 수주했다. 목표 달성률을 따져보면 HD한국조선해양(46.3%)과 삼성중공업(26%)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는 대우조선해양의 지배구조 안정화가 늦어져 재무구조가 허약한 것과 연관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우조선해양이 허약한 재무구조 탓에 인력 유출을 막아내지도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직원 수는 8629명으로 2년 전인 2020년 말 9439명 대비 810명(8.58%) 줄었다.

이에 조선업계에서는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업계의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실제 한화는 HD현대는 기존 조선업의 영역에 그치지 않고 해운 물류 솔루션을 확대하는 등 조선산업의 새로운 청사진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의 일환으로 한화와 HD현대는 최근 '오션'이라는 단어를 포함한 상표권을 각각 출원하는 등 구체적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잠수함, 구축함, 초계함, 호위함, 상륙함, 군수지원함 등 함정 특수선 분야에 있어 세계적인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다양한 방산 부문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한화그룹에 인수될 경우 시너지가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기일 상지대 국가안보학부 교수는 "국내 방위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 정부가 통제하는 형태는 지양하고, 자율적인 인수합병을 유도 및 장려하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빨리 진행돼야 조선업도 서둘러 경쟁력을 개선할 수 있다"며 "특히 대우조선해양이 경쟁사를 따라가기 위해 투자가 급한 상황이라 지배구조를 빨리 안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이중연료추진 LNG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