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發 혼란, 트위터 확산으로 2008 금융위기와 다른 양상"

2023-03-27 16:45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촉발된 이번 은행 부문의 위기는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및 온라인 뱅킹 확산으로 인해 2008년 금융위기와는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CNBC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 도노반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크레디트스위스의 파산은 “트위터 세대에서 일어난 첫 은행 위기”라고 말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 14일 재무 보고에 ‘중대한 약점’이 발견됐다고 밝힌 후 약 5일 만에 UBS에 인수됐다. 도노반은 “소셜미디어로 인해서 평판이 몹시 중요해졌다”며 “내 생각에 이것이 이번 문제의 일부”라고 밝혔다.
 
소셜미디어는 소문을 더 쉽고 빠르게 퍼뜨릴 수 있다. 존 다니엘슨 런던정경대 시스테믹리스크센터 책임자는 “(소셜미디어로 인해) 2008년에 비해 소문이 더 많이 퍼질 수 있다”며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디지털뱅킹 모두는 이전보다 금융시스템을 더욱 취약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제인 프레이저 시티그룹 CEO는 지난주 한 행사에서 몇 개의 트윗이 올라온 뒤 은행 부문의 혼란이 발생했다고 짚었다. 그는 “트윗이 몇 개 올라왔고, 그러고 나서 그것(SVB)은 역대급 속도로 빨리 무너졌다”고 말했다.
 
정보가 몇 초 안에 확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금도 쉽고 빠르게 인출할 수 있다. 도노반은 “(과거 금융위기 때처럼) 은행 밖에 줄을 서지 않았다. 이번에는 그런 일이 없었다”고 CNBC에 말했다.
 
스테판 레그 장크트갈렌대의 IFF 금융 연구소의 세금 및 무역 정책 담당자는 “예전에는 은행 지점 앞에 줄을 선 사람들의 모습이 공포를 일으켰지만, 오늘날 우리는 소셜미디어를 갖고 있다”며 “뱅크런은 오늘날 훨씬 더 빨리 일어날 수 있다”라고 CNBC에 이메일을 통해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은행 부문의 건전성을 볼 때 2008년 금융위기 당시처럼 심각한 문제로 불거질 가능성은 작다고 강조했다. 밥 파커 인터내셔널 캐피털 마켓 어소시에이션 고문은 “(은행) 자본이 더 안정적이고, 규제 당국이 위험에 훨씬 더 민감하고, 자본 수준이 더 높다”고 말했다. 이어 “상위 30~40개 글로벌 은행은 레버리지는 낮고 유동성은 높다”며 “오늘날 은행 시스템의 위험은 그 어느 때보다 훨씬 작다”고 말했다.
 
프레이저 CEO는 “이번은 지난번과 같지 않으며, 이번은 신용 위기가 아니다”라며 “지금은 어느 정도 문제가 있는 은행들이 있는 상황이다. 문제 소지가 있는 싹은 잘라내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2008년 금융위기와 이번 혼란 간의 유사점 하나는 ‘신뢰의 중요성’이다. 토마스 조단 스위스 중앙은행(SVB) 총재는 이번 유럽 은행들의 혼란은 신뢰 부족이 주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모바일 뱅킹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은행에 대한 신뢰 부족이 상황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스테파노 라멜리 장크트갈렌대 기업 금융 조교수는 “은행에 가장 중요한 자본은 예금자와 투자자의 신뢰”라며 “신뢰를 잃으면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