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무섭게 질주하는 中 전기차···국내 완성차 업계, 뼈 깎는 노력을

2023-03-22 05:55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

중국산 전기자동차는 중국 정부의 노골적인 자국산 배터리와 전기차 보조금 지원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는 힘겨루기 싸움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지만 동남아, 중동, 유럽에 이어 일본에 본격 진출했다. 

물론 지난해 3월 약 13년 만에 일본에 진출한 현대차 아이오닉5가 '올해의 수입차'에 선정될 정도로 관심을 끌고 있지만 연간 판매 실적은 약 500대에 그친다. 이번에 일본에 진출한 BYD의 아토3가 경쟁 모델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승용 전기차는 이제 한국 진출도 앞두고 있다. 중국산 전기버스는 이미 국내 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마이크로 모빌리티 같은 초소형 전기차는 물론 전동킥보드 같은 퍼스널 모빌리티도 대부분 중국산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선 올해 상반기에 중국산 1톤 전기트럭이 본격 판매가 시작된다. 1톤 전기트럭은 생계형 서민 차종으로 보조금 액수도 높고 연간 5만대 이상 판매되는 모델이다. 기존 국산 2개 차종에 중국산 BYD 차종이 추가되면서 경쟁이 촉발될 전망이다. 이 같은 생계형 상용모델은 가성비만 갖추면 판매량을 크게 늘릴 수 있어 국내 자동차업계는 BYD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의 기술력도 상당한 수준으로 성장했다. 중국은 지난 수십년간 내연기관차의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실패했다. 엔진과 변속기 기술 확보에 실패했고 더욱 복잡한 하이브리드차의 원천기술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선도적으로 전기차의 가능성을 본 중국은 전동화와 배터리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며 지금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잠재적인 경쟁자로 떠올랐다.

BYD 승용모델은 빠르면 올 연말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전기차 시장은 국산 모델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수입산 전기차 역시 다양한 모델을 잇따라 출시하며 현대차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중국산 승용모델이 확실한 효과를 내기에는 만만치 않다는 뜻이다. 

올해 환경부의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도 중국산 전기 차량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환경부는 배터리 에너지 밀도가 높은 차종에 더 많은 보조금을 주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국산 전기차가 주로 탑재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초점을 맞춘 정책으로 보인다. 중국산은 대부분 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장착돼 상대적으로 적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안심할 수는 없다. 글로벌 배터리 1위 CATL은 최근 리튬이온 배터리를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리튬이온 배터리로 무장한다면 한국산 전기차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를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산 전기차가 한국 시장 장악까지 노리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8%대에서 현재 1%대로 추락했다. 

산학연관의 노력이 시급하다. 초기에는 중국산이라는 선입견으로 판매량이 크게 늘지 않을 수 있지만 가성비를 등에 업고 중국산 전기버스처럼 국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나 반도체산업법은 물론 유럽도 유사한 관련법으로 자국 우선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 우리의 수출지향형 정책도 힘을 잃을 수 있다. 차별화되고 특화된 기술, 경쟁력 확보에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사진=김필수 자동차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