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 尹 대통령·기시다 "경제안보 대화 조기 재개"…한·일 新시대

2023-03-16 19:31
"1988 DJ·오부치 선언 발전적 계승"
일본, 소부장 수출 규제 조치 해제
우리는 WTO 제소 철회 동시 발표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의장대 사열에 앞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일본 도쿄에서 한·일정상회담 성과에 대해 “한·일 경제안보 대화, 차관 전략 대화 조기 재개를 합의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경제협력, 정상셔틀외교, 한·미·일 경제안보 협력 등의 핵심 의제를 긴밀하게 논의하고, 양국 현안에 대해 상당한 의견 일치를 봤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일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양국 국민들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 대통령으로서 양자 회담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것은 12년 만이다.

이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한국 정부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안을 마련한 것에 대해 양국간 매우 어려운 상황을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한 것으로 평가한다”며“각 정책 분야에서 담당 부처 간 대화를 통해 여러 분야에 대해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한·일정상회담에 맞춰 일본은 16일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해제하기로 했다. 한국 정부도 일본 측의 3개 품목 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취하하기로 했다. 양국관계 정상화를 상징하는 차원에서 양 정부가 동시에 발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일본이 불화수소, 불화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을 대상으로 한국에 대해 취한 수출규제를 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지난 6일 한·일 정부가 수출규제 현안 원상회복을 위한 양자 협의 방침을 발표함에 따라 14∼16일 일본 경제산업성(경산성)과 제9차 한·일 국장급 수출관리 정책 대화를 개최했다.

공식적으로는 한·일정상회담 당일인 이날 오전까지 사흘에 걸쳐 정책 대화가 이뤄졌지만, 주말을 포함해 비공식 협의를 긴밀하게 이어왔다는 게 산업부 설명이다.

정책 대화에서 양국은 수출관리 당국의 체제, 제도 운용, 사후관리 등을 포함해 수출관리의 실효성에 대해 긴밀한 의견교환이 있었다고 한다.

일본은 이를 바탕으로 '수출관리를 2019년 7월 이전으로 되돌리는 운용 변경'을 통해 3개 품목과 관련한 수출 규제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

양측은 상호 국가 카테고리(화이트리스트) 조치에 대해서도 이른 시일 내에 원상회복되도록 긴밀히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한‧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의 공동 이익과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2011년 이후 12년간 중단됐던 셔틀외교 재개에도 합의해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기로 의기투합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공동 기자회견을 끝으로 관저 일정을 마치고 일본을 대표하는 번화가 긴자(銀座)로 이동해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일본요리 전문점에서 1차 환영 만찬을 하고, 128년 역사를 자랑하는 경양식집 '렌가테이(煉瓦亭)'에서 2차 만찬을 하며 상호 신뢰를 구축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실무방문(Working Visit) 형식이지만, 일본 측이 그 이상의 성의를 보여줬다는 것이 대통령실 평가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는 이날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을 창설했다. 파트너십 기금을 통해 새로운 국제질서 속에서 한‧일 양국이 나아가야 할 미래상 및 협력방안에 대해 연구하고, 양국이 직면한 공통과제의 해결을 위한 사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한 미래를 담당할 젊은 인재 교류 촉진 등으로 양국 간 경제관계를 한층 더 확대하고 강화한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