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것이냐 '우리' 것이냐...대장동 개발이익 두고 김용-유동규 재판서 설전

2023-03-16 13:41
유동규 "이재명·정진상·김용 위한 것"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6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뇌물 수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시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대장동 개발 이익은 본인 한 사람이 아니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포함한 '우리'를 위해서 쓰였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16일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 4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김 전 부원장 측은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한 유 전 본부장에 대한 반대신문을 진행했다. 
 
유 전 본부장은 '정영학 녹취록'에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천화동인 1호 지분을 놓고 '다들 너 것인 줄 안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 "다른 녹취록에서 김만배가 '걔네' 것이라며 복수로 지칭하는 표현이 다수 등장한다"고 주장했다. 대장동 개발 이익이 유 전 본부장 개인이 아닌 이 대표,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 전 부원장을 포함한 '우리'를 위한 것임을 분명히 하는 취지다.
 
해당 녹취록 부분은 김씨와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개발 이익 배당금 '비용 처리'를 놓고 나눈 대화에서 나왔다. 녹취록에서 유 전 본부장은 '문제는 변호사비로 비용 처리 못하는 사람들'라며 '변호사 자격증이라도 따놓을 걸 그랬나'고 말했다.

이 대화와 관련해 유 전 본부장은 "변호사들은 자문료 명목으로 (이익을) 받아가면 되니까 부럽다고 농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전 부원장 측 변호인은 "화천대유 성공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이익을 배당하는 방법에 관해 세법, 형법에 걸리지 않으면서 비용 처리할 방법에 논의한 것 아니냐"며 "증인(유 전 본부장)도 배당 받을 수 있도록 변호사 자격증을 땄으면 했다는 취지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녹취록에서 곽상도 전 의원이 아들이 거론되기도 했다. 녹취록에는 김씨가 "아들은 막내인데 어떻게 50억을 가져가냐"고 한 내용도 등장했다.

이날 재판에서 유 전 본부장과 김 전 부원장, 정 전 실장이 접대 비용과 관련해 나눈 대화내용이 공개되면서 가벼운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 전 부원장 변호인이 접대원 세 명 중 한 명이 더 많은 비용을 받은 사실을 짚으면서 "(그 종업원과) 자주 연락했던 거 같다"고 말하자 유 전 본부장은 "김용도 2차는 많이 갔다"고 반발했다. 판사가 "그런 부분까지 쟁점화될 필요는 없다"며 중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