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경제검찰]③ 공정위 패싱 늘어난다…'尹라인' 광폭행보에 전전긍긍
2023-03-14 06:00
檢'가구 담합 의혹' 업체 수사 속도...내주 소환조사 마무리
공조부 존재감 커지나...공정거래조사2부 신설 논의
공조부 존재감 커지나...공정거래조사2부 신설 논의
"이번 사건은 리니언시(자진신고 감면 제도)가 접수됐기 때문에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는 게 가능했다. 사건을 인지한 만큼 수사가 지연되기 전에 빨리 증거 확보 등에 나서야 했다."
최근 한샘과 현대리바트, 에넥스 등 가구 업체 10여 곳에 대한 '특판 가구' 입찰 담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측이 내놓은 배경 설명이다.
공정거래법 위반 사안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고발 없이 검찰이 독자적으로 수사에 착수한 첫 사례라는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읽힌다. 기소 전까지만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하면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게 검찰 측 판단이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한샘과 현대리바트, 에넥스 등 가구회사들이 신축 아파트 단지에 붙박이(빌트인)로 들어가는 '특판 가구' 납품업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담합한 정황을 포착해 강제 수사에 돌입했다. 2015년부터 최근까지 잠실 롯데월드타워 등 전국 주거단지 400여 곳에 공급되는 가구 물량을 담합한 것인데 규모가 1조3000억원대에 이른다.
검찰은 지난달 초 담합에 가담한 업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했고 지난 10일에는 최양하 전 한샘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다음 주까지 가구업체 전·현직 임원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공정위에 고발 요청을 할 예정이다. 공정거래법 위반 범죄는 공정위가 전속고발권을 갖고 있어 공정위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기소할 수 있다.
수사를 맡고 있는 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공조부)다. 2015년 2월 신설된 공조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2017년 전후로 급부상했다. 기존 담합 사건뿐 아니라 대기업의 부당거래 혐의 등을 직접 수사하며 입지를 확대해 왔다.
특히 윤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인 지난해 7월 이정섭 부장검사가 부임하면서 공조부는 '대기업 저승사자'로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구속된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사건처럼 공정위가 미고발한 사안도 다시 고발 요청해 판을 키우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부장은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데, 공조부가 공정거래 수사와 관련해 광폭 행보를 보이는 것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부터 '공정 경쟁 질서' 확립을 강조했던 것과 연관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 "우리 검찰이 우선적으로 중시해야 할 가치는 공정한 경쟁 질서 확립"이라며 "권력 기관의 정치와 선거 개입, 불법자금 수수, 시장 교란 반칙 행위, 우월적 지위 남용 등 정치·경제 분야의 공정한 경쟁 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는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법무부와 검찰은 대검찰청 반부패강력수사부 산하에 반독점과를 신설하고 서울중앙지검에 공정거래조사2부를 만드는 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이 운신 폭을 넓힐수록 공정위는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전속고발권이 무력화하는 등 '경제 검찰'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가구업체 담합 사건도 공정위 측에서 수차례에 걸쳐 검찰에 협의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정위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들어 검찰이 더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최근 검찰이 (가구업계 담합 외에) 다른 의혹 수사까지 밀어붙이는 등 공정거래 관련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데 존재감을 키우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정거래 관련 전문가인 백광현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도 "사실 검찰이 조사를 먼저하고 공정위에 고발 요청하는 사례가 예전부터 있었는데 잘 활용하지 않았다. 요즘 들어 적극적으로 하는 모습"이라며 "앞으로 검찰이 공정위를 패싱(건너뛰기)하고 자체 수사에 나서는 사례가 늘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백 변호사는 "검찰이 공정거래조사2부를 만들려는 것도 공정거래에 관한 권한을 키우려는 시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부연했다.
최근 한샘과 현대리바트, 에넥스 등 가구 업체 10여 곳에 대한 '특판 가구' 입찰 담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측이 내놓은 배경 설명이다.
공정거래법 위반 사안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고발 없이 검찰이 독자적으로 수사에 착수한 첫 사례라는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읽힌다. 기소 전까지만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하면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게 검찰 측 판단이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한샘과 현대리바트, 에넥스 등 가구회사들이 신축 아파트 단지에 붙박이(빌트인)로 들어가는 '특판 가구' 납품업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담합한 정황을 포착해 강제 수사에 돌입했다. 2015년부터 최근까지 잠실 롯데월드타워 등 전국 주거단지 400여 곳에 공급되는 가구 물량을 담합한 것인데 규모가 1조3000억원대에 이른다.
검찰은 지난달 초 담합에 가담한 업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했고 지난 10일에는 최양하 전 한샘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다음 주까지 가구업체 전·현직 임원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공정위에 고발 요청을 할 예정이다. 공정거래법 위반 범죄는 공정위가 전속고발권을 갖고 있어 공정위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기소할 수 있다.
수사를 맡고 있는 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공조부)다. 2015년 2월 신설된 공조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2017년 전후로 급부상했다. 기존 담합 사건뿐 아니라 대기업의 부당거래 혐의 등을 직접 수사하며 입지를 확대해 왔다.
특히 윤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인 지난해 7월 이정섭 부장검사가 부임하면서 공조부는 '대기업 저승사자'로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구속된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사건처럼 공정위가 미고발한 사안도 다시 고발 요청해 판을 키우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부장은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데, 공조부가 공정거래 수사와 관련해 광폭 행보를 보이는 것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부터 '공정 경쟁 질서' 확립을 강조했던 것과 연관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 "우리 검찰이 우선적으로 중시해야 할 가치는 공정한 경쟁 질서 확립"이라며 "권력 기관의 정치와 선거 개입, 불법자금 수수, 시장 교란 반칙 행위, 우월적 지위 남용 등 정치·경제 분야의 공정한 경쟁 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는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법무부와 검찰은 대검찰청 반부패강력수사부 산하에 반독점과를 신설하고 서울중앙지검에 공정거래조사2부를 만드는 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이 운신 폭을 넓힐수록 공정위는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전속고발권이 무력화하는 등 '경제 검찰'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가구업체 담합 사건도 공정위 측에서 수차례에 걸쳐 검찰에 협의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정위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들어 검찰이 더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최근 검찰이 (가구업계 담합 외에) 다른 의혹 수사까지 밀어붙이는 등 공정거래 관련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데 존재감을 키우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정거래 관련 전문가인 백광현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도 "사실 검찰이 조사를 먼저하고 공정위에 고발 요청하는 사례가 예전부터 있었는데 잘 활용하지 않았다. 요즘 들어 적극적으로 하는 모습"이라며 "앞으로 검찰이 공정위를 패싱(건너뛰기)하고 자체 수사에 나서는 사례가 늘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백 변호사는 "검찰이 공정거래조사2부를 만들려는 것도 공정거래에 관한 권한을 키우려는 시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