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안길호 PD, 과거 학폭 부인하다 결국 인정

2023-03-13 00:04

'더 글로리' 안길호 PD [사진=넷플릭스]

학교 폭력을 다룬 넷플릭스 '더 글로리' 연출자 안길호 PD가 최근 자신을 둘러싼 과거 학폭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안 PD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지평의 김문희 변호사는 12일 입장문을 내고 "안 PD는 1996년 필리핀 유학 당시 교제를 시작한 여자친구가 있었다"며 "여자친구가 본인으로 인해 학교에서 놀림거리가 됐다는 얘기를 듣고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해져 타인에게 지우지 못할 상처를 줬다"고 밝혔다.

이어 "이 일을 통해 상처받은 분들께 마음속 깊이 용서를 구한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직접 뵙거나 유선을 통해서라도 사죄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일 미국에 사는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 '헤이코리안'에는 과거 고3이던 안 PD에게 심한 폭력을 당했다는 폭로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제보자 A씨는 지난 1996년 필리핀 유학 시절 안 PD에게 두 시간가량 폭행당했다고 적었다. A씨는 동급생 친구들이 안 PD의 당시 여자친구인 B씨를 놀렸다는 이유로 폭행당했다며 안 PD의 폭행 이유를 설명했다. 당시 A씨는 중2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폭로글과 관련해 누리꾼들 반응은 둘로 나뉘었다. A씨가 B씨를 먼저 놀린 것이 잘못이라는 의견과 아무리 그래도 고3이 중2를 두 시간가량 폭행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이와 관련해 안 PD의 당시 여자친구였던 B씨는 연합뉴스에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친구들이 나를 놀렸던 것은 심한 놀림이 아니라 친구끼리 웃고 떠드는 일상적인 것이었다"면서 "만약 친구들이 그런 폭행을 당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그런 말을 전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제보자 A씨는 먼저 언어 폭력을 한 것부터가 문제라는 누리꾼들 지적에 대해 "당시 같은 학년 동급생들은 아주 가깝게 지내는 친구였고, 그 사건이 있고 난 뒤에도 친하게 지내며 친구로 지냈다"며 "그냥 친구들끼리 서로 이름을 가지고 놀리기도 하고, 웃고 하던 그런 교우관계였다"고 말했다. 이어 "폭행은 정당화할 수 없다. 하물며 고3 학생들이 중2 학생 2명을 인적이 없는 데서 폭행하는 것이 정당화할 수 있는 일인지 되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안 PD는 학폭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당시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혀 그런 일이 없었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입장을 번복한 것과 관련해 김 변호사는 "(안 PD가) 당시 친구들을 수소문해 학창 시절 시간을 수없이 복기했다"며 "본인 기억이 희미한 데다 사건을 왜곡해 인식하게 될까 봐 두려워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