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먼저"…증권사 'STO 협의체' 각자 출범으로 경쟁↑

2023-03-09 15:53

[사진=셔터스톡]


이르면 내년 말부터 토큰증권(ST) 제도가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각 증권사들이 관련 협의체를 각자 출범해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증권사들은 토큰증권 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만큼, 조각투자 등 기존 업계와 네트워킹을 먼저 다져 전략적으로 나아가겠다는 계획이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토큰증권 발행과 관련해 협의체를 구성한 증권사는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으로 총 3곳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달 초 'STO 얼라이언스' 협의체를 증권사 중 처음으로 만들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약 40여 곳을 모집했다.
 
이어 NH투자증권도 'STO 비전그룹'이라는 협의체를 출범했다. 조각투자업체인 투게더아트(미술품)와 트레져러(명품) 등과 함께 포괄적인 사업 기회를 만들어 보겠다는 설명이다. 전날 KB증권도 토큰증권 관련 사업자 생태계를 확대하고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ST 오너스’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는 앞으로 더 많은 증권사들이 토큰증권 협의체를 구성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토큰증권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존 업계와의 네트워킹이 중요하고, 정부의 가이드라인 신설에 있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토큰증권 시장과 관련해 정부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라며 "우선 업계 관계자들과 네트워크를 다져 정부에 필요한 것을 요구하는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 관련 기업들을 증권시장쪽으로 포섭해 두나무 등 가상자산업계의 독주가 무너지기를 바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증권업계는 협의체 구성의 가장 큰 이유로 '네트워킹'을 들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협의체를 구성하는 증권사들은 토큰증권 시장이 이제 개화가 되는 만큼, 첫번째로 네트워킹이 가장 중요하다"며 "증권사가 주체가 되기보다는 서로 업계 현황을 고려하는 차원에서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련 가이드라인에 맞춰 증권사들이 시장에 진입하는데 각종 투자 비용이 많이 들것으로 예상된다“며 "회원사들 간의 의견 공유, 공청회 등을 통해 기술 중복 투자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협의체에 들어간 한 회원사는 "협의체에 참여해 증권사는 물론 다른 기업과도 만나 비즈니스를 논의해보자는 차원에서 들어갔다"며 "일종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로 보면된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6일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내년 말부터 토큰증권 제도가 시행된다고 예고했다. 이수영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당정 토큰증권 간담회에서 "토큰증권 발행·유통의 제도기반 마련을 위한 전자증권법 및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상반기 중 제출하겠다"면서 "이해관계자 의견을 추가로 수렴해 국회 입법 논의에 따라 이르면 올해 혹은 2024년 말에는 토큰증권 제도가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