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野] 이재명, 반란표 충격에 '당무 제약' 본격화...지도부 '집안 단속' 강화

2023-03-05 18:05
개딸 공세에 계파 갈등 '최고조'...李는 자제 촉구
박홍근, 다음주 우상호 등 4선 이상 중진들과 오찬
이재명, 인천 현대시장 화재현장 찾아 "임시시장 개설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후 인천시 동구 현대시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당국 관계자로부터 화재 발생 경위를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사법 리스크'로 위기에 직면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재판 리스크'까지 더해졌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피고인 신분으로 지난 3일 첫 재판에 출석한 것이다. 지난달 27일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대규모 반란표로 리더십이 흔들리는 가운데 잦은 재판 출석으로 '당무 제약' 역시 본격화돼 당내 동요는 더 심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지도부를 중심으로 재차 단일대오를 정비하겠다는 태도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오는 17일과 31일에도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검찰은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성남FC 불법 후원 의혹으로도 다음주께 이 대표를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연이은 재판 출석으로 정상적인 당무가 어려워지면 의원들의 불만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비명(비이재명)계 재선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대로는 1년여 다가온 총선을 제대로 준비할 수 없다. 이재명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결 이후 일부 강성 지지자들은 비명계 의원을 겨냥한 비난을 계속 쏟아내고 있다. 지난 3일 이 대표 지지자들로 구성된 '수박깨기 운동본부'는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수박을 깨자"고 목놓아 외쳤다. 수박은 겉은 초록색이지만 속은 빨간 국민의힘이라는 의미로 이 대표 지지자들이 비명계 의원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국민응답센터 내 '이낙연 전 대표 영구 제명' 청원 역시 이미 5만명을 훌쩍 넘긴 6만8016명을 기록했다. 동의율은 136%다. 이외에 국민응답센터에는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국회의원 명단 공개를 요구하거나 당과 당 대표를 지키기 위한 중앙위원회 소집을 요구하는 등 친명(친이재명)계 지지자 청원들이 다수 게재돼있다.

이에 이 대표를 필두로 당내 지도부들이  '단일대오' 정비에 나섰다. 이 대표는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들이 비명(비이재명)계를 향해 '처단 명단' '문자 폭탄' '제명 요청' 등을 하는 것에 대해 "중단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의 체포동의안 국회 표결 이후 우리 당 몇몇 의원님들에 대한 명단을 만들고 문자폭탄 등의 공격을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시중에 나와 있는 명단은 틀린 것이 많다. 5명 중 4명이 그랬다고 해도 5명을 비난하면 1명은 얼마나 억울하겠느냐. 자신이 한 일도 아닌데 누명을 당하는 심정, 누구보다 제가 잘 알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안의 갈등이 격해질수록 민생을 방치하고 야당 말살에 몰두하는 정권을 견제할 동력은 약해진다"며 "이럴 때 가장 미소 짓고 있을 이들이 누구인지 상상해 달라. 이간질에 유효한, 전혀 사실과 다른 명단까지 나도는 것을 보면 작성 유포자가 우리 지지자가 아닐 가능성도 커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다음주 당내 4선 중진 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한다. 참석 의원들로는 현재 이인영, 김상희, 김영주, 김태년, 노웅래, 안규백, 우상호, 윤호중 의원 등이 언급된다. 박 원내대표는 4선 이상 중진 의원들뿐만 아니라 향후 3선, 재선, 초선 의원들과도 회동하고 의견 수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후 인천시 동구 현대시장 화재 현장을 찾아 피해 상인을 위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李 인천 현대시장 방문..."화재 피해 더 관심 가져달라"

한편 이 대표는 같은 날 오후 대규모 화재로 많은 상인이 피해를 본 인천 동구 현대시장을 방문해 재발 방지대책 등을 점검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3시께 인천 현대시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피해 현황을 살폈다. 이 자리에는 인천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교흥·허종식 의원이 동행했다.

이 대표는 현장 방문 후 피해 상인들과의 간담회에서 "하루아침에 엄청난 피해를 보아 얼마나 황당하시겠느냐"며 "피해보상과 관련해 모든 점포가 100만 원 정도의 공제성 보험에만 가입돼 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당장 생계수단이 마땅치 않다"며 "조사하고 계획하고 예산 세우고 집행하고 하려면 한참 걸릴 텐데 그동안에 임시 시장을 개설하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현장 방문 후 자신에 대한 출당 청원에 대한 질문에 이 대표는 "화재 피해에 좀 더 관심 가져달라"고 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