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맥주업계 각각 1위인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가 당분간 주류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며 동결 선언을 하고 나섰다. 최근 ‘소주 1병 6000원 시대'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사태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소주업계 1위 하이트진로는 이날 병 뚜껑 및 빈병 가격 인상, 물류비 증가 등 각종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해 소주 가격 조정 여부를 검토한 결과, 당분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최근 소주 가격 인상과 관련해 국민과 소비자, 자영업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며 “당분간 소주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소줏값 논란에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가격 인상 요인은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다만 현재 쉽지 않은 경제 상황에서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결정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이날 국내 맥주업계 1위 오비맥주 역시 당분간 맥주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비맥주는 그간 4월 맥주 세금 인상에 따라 가격 인상 시기와 인상률을 저울질해왔다. 그동안 주류업계는 세금 인상분을 반영해 가격을 조정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최근 소줏값 논란이 맥주 등 다른 주류까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만큼 인상 시기를 늦춘 것으로 보인다. 

소주와 맥주 업계 1위 업체들이 동결 선언을 하면서 후발주자들도 가격 인상 가능성도 낮아졌다. 주류업계는 통상 업계 1위 업체가 가격 주도권을 갖는다. 선두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후발주자들이 뒤따르는 구조다. 이에 소주 2위 업체인 롯데칠성음료도 현재 가격 인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히 롯데칠성음료는 무가당 소주인 '처음처럼 새로'의 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라도 가격 인상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소주는 하이트진로, 맥주는 오비맥주 등 업계 1위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나머지 업체들이 뒤따라 제품값을 인상하는 관행을 보여왔다"면서 "후발주자들은 1위 업체가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인상 카드를 꺼내기는 쉽지 않은 만큼 업체 간 눈치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