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불경기에 차주 상환능력 '뚝'···시중은행·인뱅 연체율 급등
2023-02-26 15:07
은행 신규 연체율, 작년 1월 0.04%→올해 1월 0.09%로 2배 뛰어
인터넷은행도 연체대출 3배 증가···상반기 경기 침체 시 부실 우려
인터넷은행도 연체대출 3배 증가···상반기 경기 침체 시 부실 우려
최근 은행에서 돈을 빌린 뒤 갚지 못하는 가계와 기업이 늘고 있다. 그간 금리 인상에 따른 파급효과가 누적된 데다 경기 상황까지 어려워지자 은행권 전반에 걸쳐 연체율이 크게 뛰었다. 올해 상반기 경기가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건전성 악화에 따른 부실 우려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신규 연체율 평균은 1년 전(0.04%)보다 2배 이상 높은 0.09%를 기록했다. 은행의 신규 연체율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승으로 전환된 뒤 날이 갈수록 더욱 강한 오름세를 보였다. 작년 6월(0.04%)까지 큰 변화가 없었으나 9월 0.05%로 올라선 뒤 12월 0.07%, 올해 1월 0.09%까지 높아졌다. 신규 연체율은 당월 신규 연체 발생액을 전월 말 기준 대출 잔액으로 나눈 것으로 얼마만큼 새로운 부실이 발생했는지를 보여준다.
은행 연체율이 악화한 것은 무엇보다 고금리 누적 효과가 쌓인 탓이다. 한국은행은 물가를 잡기 위해 2021년 8월부터 1년 반 동안 기준금리를 3%포인트 인상했다. 높아진 금리 탓에 가계와 기업 대출금리는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가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올해 초 8%를 넘어서기도 했다. 퍼센티지로 보면 금리 차는 1~2%포인트지만 차주들이 체감하는 이자 부담은 두 배가량 늘어났다.
인터넷은행들은 여신 규모 성장에 따른 불가피한 흐름이라고 설명하지만 대표적인 건정성 지표인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연체기간 3개월 이상) 비율도 나빠지고 있다. 지난해 말 카카오뱅크 연체율은 0.49%로 1분기 말보다 0.23%포인트 상승했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같은 기간 0.11%에서 0.36%로 0.25%포인트 급등했다. 케이뱅크·토스뱅크 연체율(3분기 기준)도 1분기 대비 각각 0.19%포인트, 0.26%포인트 뛰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각각 0.12%포인트, 0.19%포인트 상승했다.
고금리와 불경기 상황이 맞물리면서 가계와 기업은 늘어난 이자 부담을 감당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은행 건전성 악화, 부실 우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은 지난 10일부터 현장검사에 돌입하는 등 은행들이 충분히 손실을 흡수할 능력이 있는지 점검에 들어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실물경제가 악화하면 은행이 실물경제에 대한 자금 공급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감독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