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제조업 체감경기 2년7개월 만에 최저…반도체 한파 영향

2023-02-22 09:06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국내 제조업 체감경기가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2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비제조업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로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체감경기가 소폭 개선됐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3년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체 산업의 BSI는 전월과 동일한 69를 기록했다. BSI는 기업가의 현재 기업 경영 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수치로 기업 체감경기를 알 수 있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업황이 좋다고 응답한 기업이, 100보다 작으면 업황이 나쁘다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제조업은 반도체 수요 감소로 인한 재고 증가와 매출액 감소 등으로 하락했다"며 "반면 비제조업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로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상승 전환했다"고 말했다.

기업 체감경기는 업권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렸다. 제조업은 한 달 전보다 업황이 악화됐다고 봤다. 제조업 업황BSI는 전월 대비 3포인트 하락한 63을 기록해 2020년 7월(59)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나빴다. 제조업은 반도체 수요 감소로 인한 재고 증가와 매출액 감소로 전자·영상·통신장비가 10포인트 하락하고, 반도체 수요 감소로 인한 반도체 부품제조, 반도체 후처리 업체 납품 수요 감소로 기타 기계장비가 10포인트 하락했다. 1차금속도 원자재 가격 상승과 건설, 자동차, 선박 등 전방산업 업황 둔화로 수요가 줄면서 5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비제조업 업황BSI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따른 소비심리 개선, 고객사 수주 물량 증가 등으로 전월보다 2포인트 상승한 73을 기록했다. 도소매업이 5포인트 높아진 것을 비롯해 해외여행 수요 증가로 인한 항공운송 매출액 증가로 운수창고업이 6포인트 상승했다. 인력 공급 용역업체의 인력수요 증가로 인한 용역 매출 증가, 영업일수 증가 등으로 사업시설관리·임대서비스업이 4포인트 상승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4p)과 중소기업(-1) 모두 체감경기가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대기업은 2020년 7월(6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고, 중소기업은 2020년 9월(58) 이후 최저치로 집계됐다. 형태별로는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각각 5포인트, 1포인트 하락한 61, 65를 기록하는 등 체감경기가 악화됐다.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은 각각 2020년 6월(59), 2020년 9월(63) 이후 가장 낮았다.

한편 기업 체감경기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반영한 경제심리지수(ESI)는 1.5포인트 상승한 91.6으로 1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ESI는 모든 민간 경제주체의 경제심리를 보여주는 지수로 수치가 100을 넘으면 과거 평균보다 경기가 나아졌다는 뜻이다. 계절적 요인 등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90.6로, 한 달 전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