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네 리뷰] '매운맛' 없어도 재밌잖아…영화 '카운트'
2023-02-22 07:00
"낭만적이네요. 이 조명, 온도, 습도···." 한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자가 남긴 말이다. 장소, 날씨, 몸 상태 등 하나하나가 모여 '분위기'를 만든다는 의미다. 영화도 마찬가지. 그날의 기분, 나의 경험이 영화의 '평가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최씨네 리뷰'는 필자의 경험과 시각을 녹여 관객들에게 영화를 소개하는 코너다. 조금 더 편안하고 일상적으로 담아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실화의 힘은 세다. 영화 속 실화는 더욱 그렇다.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더라도 '실화'라는 이름으로 뛰어넘거나 관객들을 설득하기도 한다. 관객들은 이미 작품을 받아들일 준비를 마쳤으니까.
'실화의 힘'은 실제 사건의 주인공에게도 영향이 크다. 실화를 다룬 영화나 드라마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갈등을 빚는 일도 생기기 때문이다. 만드는 이들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영화 '카운트'(감독 권혁재)는 실제 이야기의 주인공, 관객을 상처 입히지 않고 만족하게 할만한 작품이다. 장르적 재미는 물론 명확하고 적확한 주제와 메시지, 따뜻하고 사려 깊은 태도로 이야기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은퇴 후 아이들을 가르치던 1988년 올림픽 복싱 금메달리스트 '시헌'(진선규 분). 그는 우연히 참석한 복싱 대회에서 승부 조작으로 기권패를 당한 '윤우'(성유빈 분)와 만나게 된다. 그는 아내 '일선'(오나라 분)과 '교장'(고창석 분)의 반대에도 복싱부를 개설하고 '윤우'와 엉겁결에 합류하게 된 '환주'(장동주 분) '복안'(김민호 분)과 전국 대회에 도전한다.
영화는 실존 인물인 1988년 서울올림픽 복싱 금메달리스트 박시헌 선수 일화를 모티브로 한다. 비운의 금메달리스트라는 과거를 뒤로하고, 교사이자 감독으로서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도전했던 박시헌 선수의 일화에서 착안해 영화적 재미와 실화의 감동이 공존하도록 이끌었다.
권혁재 감독은 실제 사건과 영화적 상상력을 절묘하게 결합해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단조로울 수 있는 이야기에 유쾌한 상상력을 더했고 리드미컬한 연출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어떤 불순물도 없이 순수한 마음을 진정성 있게 전달하는 과정은 결국 관객들의 마음마저 일렁이게 한다. 극 중 인물들의 '꺾이지 않는 마음'을 함께 응원하다 보면 관객들까지 위로받는 느낌을 받게 된다.
스포츠·성장물 다운 구성과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조합은 영화 '카운트'의 매력 중 하나. 현실에 부딪치고 꿈이 꺾인 인물들이 복싱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은 결말에 이르러 강한 카타르시스를 끌어낸다. 이는 비단 복싱부 아이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판정승 논란으로 부딪치고 깨진 '시헌' 역시 복싱과 아이들을 통해 성장하고 희망과 용기를 품는다. 무해하고 따스하게 내놓은 영화의 메시지가 유난히 큰 울림을 주는 건 실화의 힘 덕이다.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은 영화 '카운트'의 조미료와 같다. 영화의 맛을 살리고 더 차지게 만든다. '시헌'과 '윤우' '환주' 등 인물들의 관계성이나 이미지적 대비가 흥미로우며 연기 구멍 없는 배우들이 성긴 부분들을 알맞게 채운다.
영화 '카운트'에서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치는 건 배우 진선규다. 그의 연기력이야 두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카운트'에서 보여준 진정성은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단독 주연을 맡게 된 그는 '시헌'이라는 인물 자체로 존재한다. 박시헌 선수의 마음을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그의 말이 허투루 느껴지지 않는다. 또 '윤우' 역의 성유빈과 '환주' 역의 장동주도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영화의 한 축씩 맡아 진선규의 짐을 덜어주었다.
"88 올림픽의 아픔, 비화를 모두 씻겨주는 개운함을 느꼈다."
박시헌 감독의 감상평은 영화 '카운트'에 임하는 권혁재 감독과 배우들의 태도이기도 하다. 무해해도 영화적 재미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걸 '카운트'가 방증했다. 영화의 진정성이 관객들에게도 편안하고 개운한 재미를 안겨 줄 수 있을 거로 보인다. 22일 개봉. 관람등급은 12세 이상이고 상영시간은 190분이다.
실화의 힘은 세다. 영화 속 실화는 더욱 그렇다.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더라도 '실화'라는 이름으로 뛰어넘거나 관객들을 설득하기도 한다. 관객들은 이미 작품을 받아들일 준비를 마쳤으니까.
'실화의 힘'은 실제 사건의 주인공에게도 영향이 크다. 실화를 다룬 영화나 드라마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갈등을 빚는 일도 생기기 때문이다. 만드는 이들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영화 '카운트'(감독 권혁재)는 실제 이야기의 주인공, 관객을 상처 입히지 않고 만족하게 할만한 작품이다. 장르적 재미는 물론 명확하고 적확한 주제와 메시지, 따뜻하고 사려 깊은 태도로 이야기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은퇴 후 아이들을 가르치던 1988년 올림픽 복싱 금메달리스트 '시헌'(진선규 분). 그는 우연히 참석한 복싱 대회에서 승부 조작으로 기권패를 당한 '윤우'(성유빈 분)와 만나게 된다. 그는 아내 '일선'(오나라 분)과 '교장'(고창석 분)의 반대에도 복싱부를 개설하고 '윤우'와 엉겁결에 합류하게 된 '환주'(장동주 분) '복안'(김민호 분)과 전국 대회에 도전한다.
영화는 실존 인물인 1988년 서울올림픽 복싱 금메달리스트 박시헌 선수 일화를 모티브로 한다. 비운의 금메달리스트라는 과거를 뒤로하고, 교사이자 감독으로서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도전했던 박시헌 선수의 일화에서 착안해 영화적 재미와 실화의 감동이 공존하도록 이끌었다.
권혁재 감독은 실제 사건과 영화적 상상력을 절묘하게 결합해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단조로울 수 있는 이야기에 유쾌한 상상력을 더했고 리드미컬한 연출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어떤 불순물도 없이 순수한 마음을 진정성 있게 전달하는 과정은 결국 관객들의 마음마저 일렁이게 한다. 극 중 인물들의 '꺾이지 않는 마음'을 함께 응원하다 보면 관객들까지 위로받는 느낌을 받게 된다.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은 영화 '카운트'의 조미료와 같다. 영화의 맛을 살리고 더 차지게 만든다. '시헌'과 '윤우' '환주' 등 인물들의 관계성이나 이미지적 대비가 흥미로우며 연기 구멍 없는 배우들이 성긴 부분들을 알맞게 채운다.
영화 '카운트'에서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치는 건 배우 진선규다. 그의 연기력이야 두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카운트'에서 보여준 진정성은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단독 주연을 맡게 된 그는 '시헌'이라는 인물 자체로 존재한다. 박시헌 선수의 마음을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그의 말이 허투루 느껴지지 않는다. 또 '윤우' 역의 성유빈과 '환주' 역의 장동주도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영화의 한 축씩 맡아 진선규의 짐을 덜어주었다.
"88 올림픽의 아픔, 비화를 모두 씻겨주는 개운함을 느꼈다."
박시헌 감독의 감상평은 영화 '카운트'에 임하는 권혁재 감독과 배우들의 태도이기도 하다. 무해해도 영화적 재미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걸 '카운트'가 방증했다. 영화의 진정성이 관객들에게도 편안하고 개운한 재미를 안겨 줄 수 있을 거로 보인다. 22일 개봉. 관람등급은 12세 이상이고 상영시간은 19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