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을 디자인혁신 도시로 조성하기 위한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방안'을 9일 밝혔다. 서울시는 이를 노들섬에 첫 적용해 한강 랜드마크로 만들 계획이다. 

이번 디자인 혁신 방안에는 불합리한 규제 개혁과 행정 지원 등 개선 방향을 마련하고, 다양한 디자인의 상징성 있는 건축물 건립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그간 창의적 디자인의 건축물 건립을 가로막아온 규제 및 절차를 대거 손질한다. 또 혁신적 건축물이 곳곳에 건립될 수 있게 제도적 기반을 닦고 인센티브를 부여해 민간 분야의 혁신 디자인 활성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시는 3대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방안으로 △창의적 설계 유도 △유연한 제도 운용 △신속행정을 제시했다. 

공공건축물의 경우 '선(先)디자인 후(後)사업계획' 방식의 '디자인 우선 행정시스템'을 구축한다. 사업 초기단계에서 기획 디자인 공모를 통해 창의적 디자인을 우선 확정한 다음 사업계획을 수립, 적정 공사비를 책정하는 식이다. 개발계획을 먼저 확정하고 표준화된 공사비를 일률 적용하는 기존 방식 하에서는 혁신적 건축설계안이 있어도 사전 책정된 공사비 한계로 특수공법을 도입하거나 비정형 건축물을 건립하는 데 한계가 컸다. 

민간의 경우에는 혁신 건축 디자인 공모를 받아 통합선정위원회(가칭)에서 사업 필요성과 디자인 적정성, 효과성을 검증한다. 사업 추진 필요성이 인정되면 높이, 용도 등 규제 완화와 법정 용적률 120% 상향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통합선정위원회는 대상 지역 선정과 사업 자문, 부서 간 업무 조정 등으로 기획부터 준공까지 사업 전 과정이 원활히 추진되도록 지원한다. 

용도지역의 경계를 허무는 '비욘드조닝(Beyond zoning)'의 세부 운용기준도 마련한다. 비욘드조닝이 적용된 다용도 복합 개발을 허용해 일자리와 주거, 여가·문화 등 다양한 기능이 혼합된 미래형 공간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비욘드조닝은 서울시가 지난해 3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통해 제시한 서울형 용도지역제다. 

'특별건축구역' 제도를 '디자인 자유구역'으로 전면 개편한다. 특별건축구역 제도는 당초 조화롭고 창의적인 건축을 이끌어내기 위해 도입됐으나, 그간 창의적 설계안이나 혁신 기술 적용보다는 아파트 일조권 등 규제 완화 수단으로만 운용돼왔다. 

시는 혁신 디자인을 적용할 경우 높이나 건폐율 등 건축 규제를 대폭 완화해 그간 추진이 어려웠던 다양하고 개성있는 건축물 건립을 유도할 계획이다. 또 법정 용적률을 최대 120%까지 완화해 혁신 디자인으로 인한 설계비와 공사비 상승분을 어느 정도 상쇄한다. 대신 녹지공간, 공유 공간 조성 등 공공기여와 조화로운 스카이라인 형성 등 공공성과 디자인을 종합 고려해 용적률 완화를 결정한다. 

이 밖에도 디자인을 제약하는 불필요한 규제를 지속적으로 찾아 없애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도시·건축·교통·환경 '통합심의'를 실시해 디자인이 우선시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혁신적 건축 디자인이 각종 심의를 거치며 당초 의도와 다르게 변경되거나 추진이 늦어지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일관된 정책 시행으로 사업 시행 기간을 단축하고 혁신 디자인이 사업 준공까지 이어지게 할 예정이다. 

주거 분야에서도 디자인 혁신을 추진한다. 초고층 아파트는 경관·조망·한강 접근성·디자인 특화설계 등 요건을 충족할 경우 건립을 허용하고 도시경관 향상과 공공 공간 제공 등 공공성을 확보한다. 다세대·연립주택 등 저층 주거지는 각종 프로젝트를 통해 디자인 특화 시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 주민 편익시설 설치를 허용할 방침이다. 

시는 이같은 디자인 혁신 방안을 적용하는 시범사업을 공공과 민간분야에서 추진한다. 먼저 공공분야에서는 용산구 이촌동의 노들섬에 첫 적용한다. 지난해 12월부터 오는 3월까지 기획 디자인 공모가 진행 중이다. 노들섬을 한강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시킨다는 목표다. 

노들섬을 예술섬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디자인을 개선하고 동서 측을 연결하며 한강 석양을 360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보행교를 신설한다. 이 밖에 공공분야 디자인 혁신 시범사업으로는 제2세종문화회관, 성동구치소, 수서역 공영주차장 복합개발 사업 등이 추진될 전망이다. 

시는 민간분야에서도 상반기 중으로 공모를 받아 대상지를 5개소 내외로 선정할 예정이다. 시범 사업지로 선정된 곳에는 용적률 120% 완화, 높이·건폐율 배제 등 인센티브 제공과 사업 전 과정 행정지원을 적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