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원자재 전쟁] 연초부터 유가 들썩…소비자물가 어쩌나
2023-01-24 18:00
두바이유 작년 12월 저점보다 10% 올라
국내 생산자물가 상승 반전 요인될 수도
환율 급등과 맞물리면 경제 직격탄 우려
국내 생산자물가 상승 반전 요인될 수도
환율 급등과 맞물리면 경제 직격탄 우려
연초부터 유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중국발 수요 증가로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안정을 찾아가던 국내 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악재다. 연내 3%대 물가를 보게 될 것이라던 정부의 호언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24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지난 23일 배럴당 81.0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3개월래 가장 낮았던 지난해 12월 8일(73.45달러)과 비교해 10.37% 오른 가격이다.
새해 들어 유가가 다시 들썩이는 건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하고 본격적인 리오프닝에 나서면서 원유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탓이다.
두바이유뿐만 아니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도 지난달 저점 대비 10달러 이상씩 오른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국제 유가가 6월 100달러대로 높아진 뒤 3분기까지 가격이 유지되다 4분기 들어서야 90달러대로 둔화할 것으로 관측한다.
유가 상승은 우리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유가가 오르면 수입물가도 덩달아 뛰고 이는 국내 소비자물가에 고스란히 전가된다.
실제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5.1% 올라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7.5%)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환율·유가 상승으로 수입물가지수가 큰 폭으로 뛰었던 탓이다. 지난해 수입물가지수는 1년 전과 비교해 9.1% 상승했고, 전년 동월 기준으로는 22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
수입물가 상승분이 보통 1개월가량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반영되는 걸 감안하면 소비자물가가 당분간 5% 안팎의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1분기를 지나면 4%대 물가 상승률을, 하반기에는 3%대 물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유가에 발목 잡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최근 들어 전월 대비 물가상승률 변동폭이 작아지면서 유가처럼 가격 등락이 큰 요인이 전체 상승률에 미치는 영향은 더 커질 수 있다.
그나마 140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하락 안정되면서 원유값을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다. 설 연휴 직전인 지난 19일 환율은 달러당 1232.1원으로 지난해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대로 말하면 환율이 또 오를 경우 유가 상승에 따른 부담이 2배, 3배로 버겁게 느껴질 수 있다. 외환당국이 긴장의 끈을 놓치지 못하는 이유다.
부처 관계자는 "전기·가스요금 등 물가 상승 요인이 잔존한 가운데 유가 흐름에 따라 물가가 안정을 찾아가는 속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급등할 경우 (물가 안정 흐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어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