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좌파 대부' 룰라, 3월 미국·중국 방문...前정권 정책 갈아엎기 '총력전'

2023-01-19 09:54
"메르코수르·브릭스 통해 대미·대중 외교전 펼칠 듯"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남미 좌파의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 1일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한 가운데 3월까지 미국과 중국을 차례로 찾아 정상 외교를 펼칠 계획이다. 전 정권의 '독단적 외교 노선'과 달리 글로벌 광폭외교에 나서는 모습이다.

18일(현지시간) CNN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일간지 클라린 등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 중앙 노동조합 대표들과의 3기 정부 첫 간담회 자리에서 "내달 10일 미국을 방문한 데 이어 3월엔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일 '브라질 폭동' 사태와 관련한 규탄 입장을 밝히며, 룰라 대통령을 미국에 초청한 바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도 룰라 대통령에게 취임을 축하하는 서한을 보내며 양국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자며 브라질에 적극 구애 손길을 내밀고 있다.

2003~2010년 두 차례 중남미 최대 경제 대국을 이끌었던 룰라 대통령은 전임 자이르 보우소나루와 대비해 브라질의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겠다는 포부를 밝힌 만큼, 브라질의 세계적 위상을 드높이고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외교 활동에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그 일환으로 룰라 대통령은 오는 24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제7차 중남미·카리브해국가공동체(CELA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일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국제 외교 무대에 서는 것이다.

미국 이남에 있는 사실상 모든 국가를 회원국(33개국)으로 둔 CELAC는 명실상부한 중남미 지역 최대 협의체로 룰라 대통령 정부 집권 마지막 해인 2010년 설립됐다. 

미국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미주기구(OAS)에 맞서 미국과 캐나다를 제외한 채 중남미 국가들만으로 이루어진 국제기구로 주목받았다.

특히 기존 온두라스,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등에 더해 멕시코, 아르헨티나·볼리비아·칠레·콜롬비아에 이어 브라질이 '제2 핑크 타이드(좌파 물결)'의 정점을 찍은 터라 올해 회의에선 룰라 대통령에게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또 룰라 대통령이 오는 4월22일부터 25일까지는 포르투갈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광폭외교 행보 속에 룰라 대통령이 내놓을 중남미 역내 통합 구상과 대(對)미·대중 외교 전략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브릭스 참여 및 활동 강화를 기반으로 국제 무대에서의 브라질 위상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