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의혹에 '민심 폭발'한 베네수엘라...11명 사망, 바이든·룰라 비판

2024-07-31 07:57
700명 구금·야권 인사 체포…바이든·룰라 "개표 결과 밝혀라"

30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군·경찰이 시위대를 체포하는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3선을 달성한 이번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시민들의 반정부시위가 격화해 사망자가 잇따르고 있다. 

군과 경찰은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야권 인사와 시위대에 대한 무차별 체포·구금도 발생하고 있다. 

인권단체 포로 페날은 3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한 기자회견에서 "베네수엘라 대선과 관련한 시위로 이날 오후 4시 현재 11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했다"며 "이중에는 (미성년자인) 15살과 16살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검찰은 시위자 가운데 700여명을 구금했고, 야권 핵심 인사 한 명도 붙잡은 걸로 전해졌다.

베네수엘라 군은 성명을 통해 "전날 전국 곳곳에서 공공기관 건물이 파손되고 국가 정체성의 상징물이 부서지는 등 폭력 행위가 이어졌다"며 병사 1명이 총상으로 숨졌다고 전했다.

군은 이번 시위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군은 이번 시위가 서방 미디어와 특정 정치단체의 의혹제기로 합법적으로 선출된 마두로 대통령의 취임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이번 사태의 원인을 야권에 돌리며 상대 후보인 곤잘레스 우루티아에게 모든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전날 밤 민주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자체 조사 결과 야권 후보인 에드문도 곤살레스 후보가 약 620만표를 얻어 270만표를 얻은 마두로에 압승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마두로 대통령이 510만표, 곤살레스 후보가 440만표를 얻었다며 마두로 대통령 당선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에 주요국 정상들은 투표결과를 투명히 공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백악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선거당국이 투표소 단위로 완전한고 투명하며 상세한 투표 데이터를 즉각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도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하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백악관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