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에 전·월세 갱신 시 감액 계약 급증...경기, 5건 중 1건이 '감액갱신'

2023-01-10 09:14

[사진=수도권 전·월세 갱신 시 증액 또는 감액 구성비. 집토스]

임대차 갱신 시 기존 계약보다 전·월세 금액을 감액하는 갱신 계약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매매가와 전세가 모두 하락하자 세입자 모시기가 어려워진 탓으로 풀이된다.

10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지난해(1~11월) 수도권 지역의 국토교통부 전·월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4분기 들어 갱신 계약 중 종전 계약보다 감액한 갱신 계약 비율이 13.1%까지 치솟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갱신 계약 데이터를 공개하기 시작한 2021년 이후 최고치로, 지난해 2분기 대비 3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종전 계약과 동일한 조건으로 갱신한 계약의 비율도 4.2%p 이상 늘었다.

지역 및 주택 유형별로는 경기 지역의 아파트에서 감액 갱신 계약 비율이 23.1%로 높게 나타났다. 인천 지역은 연립 다세대 주택의 감액 갱신 계약 비율이 14.3%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서울 지역은 경기 및 인천 지역에 비해 감액 계약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갱신 감액 계약 급증의 원인으로는 주택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집주인이 세입자를 찾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2년 11월 기준 전국의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연초대비 5.3% 감소했다. 경기 지역은 감소율이 7.7%에 달했다. 11월 전국 전세수급동향 역시 75.1로, 연초 대비 22.1% 줄었다. 전세 시장에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다는 의미다. 

진태인 집토스 아파트중개팀장은 "전세대출 이자 부담 증가로 월세 거래 전환이 늘어나고, 동시에 전세 거래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면서 "기존 전세 보증금을 낮추거나 상황에 따라 세입자에게 전세 대출 이자를 일부 지원해주는 집주인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