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인기 서울 침투] '따로 국밥' 합참·1군단·수방사 대응에 영공 뚫려

2023-01-08 16:57
뒷북 상황 보고·전파 사실 드러나

이승오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이 지난달 26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5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6일 발생한 ‘북한 무인기 서울 침투’ 사건 당시 군이 항적을 포착하고도 1시간30여분이 지나서야 무인기 대비태세를 발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합동참모본부를 비롯해 육군 1군단과 수도방위사령부 등 부대들 간 상황 전파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던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8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 무인기가 지난달 26일 경기 김포시 부근 군사분계선을 남하하는 움직임이 오전 10시19분 군 레이더에 포착됐다. 하지만 군은 6분 뒤인 10시25분쯤 해당 항적을 인지했다.
 
군 작전지침을 보면 북쪽으로부터 남하해온 '미상 항적'이 포착되면 무인기 판정 여부와 상관없이 즉각 상급부대 보고와 인접 부대에 대한 상황 전파 등이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서울 방어를 책임 진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는 이 사실을 전혀 몰랐다. 합참이나 1군단이 북한 소형 무인기 침범 상황을 전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방사는 오전 10시 50분 이상한 항적을 포착했고, 30분 후 북한 소형 무인기로 판명했다. 수방사는 오전 11시 27분 자체적으로 대응 작전을 시작한다고 합참에 보고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이미 북한 소형 무인기에 대한 대응 작전이 진행 중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공군 역시 사건 당일 낮 12시 무인기 등 적 항공 전력에 대한 경계 태세를 강화하라며 ‘두루미’를 발령했다. 그러나 북한 무인기는 이미 대통령실 일대 반경 3.7㎞에 설정된 비행금지구역(P-73) 등 서울 상공을 1시간 넘게 활개치고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공군 KA-1 경공격기는 북한 무인기를 격추하기 위해 이륙하다 추락까지 했다. 또 다른 KA-1 경공격기는 북한 무인기가 민가 주변 상공을 나는 바람에 북한으로 돌아갈 때까지 격추하지도 못했다.
 
현재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번 북한 무인기 도발 대응과정에서 군의 작전·정보 분야 기능과 임무 수행에 문제점은 없었는지 등에 대한 종합 검열을 진행 중이다. 검열은 당초 지난달 말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현재 시한을 정하지 않은 채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