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지난해 4분기 다소 실적이 악화됐으나 지난 10년 동안 적자를 감수하고 투자했던 전장사업이 완전히 흑자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전장사업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보이는 LG전자의 상황을 놓고 조 사장은 "앞으로 액셀 밟을 일만 남았다"고 선언했다.

한 부회장은 'CES 2023'에서 삼성전자 전시관의 주요 테마였던 '고객 경험'에 대해서도 거듭 중요성을 강조했다. 삼성전자 등 경쟁사처럼 연결 등의 기술을 앞세우기보다는 어떤 경험을 줄지를 먼저 생각하고 제품의 개발과 연결이 뒤따라야 한다는 시각에서다.

조 사장은 세계 최대 기술전시회 'CES 2023' 개막 이튿날인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그는 직전에 발표된 LG전자 실적에 대해 "4분기 실적은 좋지 않았지만 지난해 연간 전체로 보면 조금 하락한 것 같다"며 "지난해 물류비 등 외부적으로 악재 요인이 많았던 탓으로 내부에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6일(한국시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으로 65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4분기 대비 91.2% 줄었다고 밝혔다. LG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에 못 미친 것은 2018년 4분기 이후 16분기 만이다.

연간 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 대비 12.6% 감소한 3조547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2.9% 증가한 83조4695억원으로 집계됐다. LG전자는 연간 매출액이 80조원의 벽을 넘어서며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나 4분기 영업이익 급감에 빛이 바랬다.

이에 대해 오히려 조 사장은 "올해는 물류비 등 악재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어서 1분기부터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저희는 '이기는 성장과 성공하는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데 그런 측면에서 이제는 좀 기반을 닦았다고 볼 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외부의 우려와 달리 각 사업 부문이 모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장사업은 투자한 지 10년 만에 흑자전환했고, 글로벌 선두주자인 가전사업도 글로벌 점유율을 지난해보다 더 늘렸을 것으로 내다봤다. 홈엔터사업은 TV 수요 급감에 타격을 받았지만 프리미엄 시장의 점유율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BS사업도 로봇 등이 물류 분야에 적용되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있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외부에서) 우려하는 것보다 사실은 긍정적이고 자신이 좀 있다"며 "전장사업이 고속도로에 올라갔기 때문에 앞으로 액셀레이터 밟을 일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이후 올해 CES에서 인상적인 전시관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조 사장은 간담회 시점까지 아직 삼성전자 전시관을 관람하지 못했지만 미디어를 통해서 삼성전자 전시관을 접했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경쟁사 이야기하는 것이 그렇게 적절치 않을 것 같지만"이라며 "최종 목적은 결국 고객 경험인 것 같아서 당장 연결보다는 과연 어떤 경험을 줄 것이냐 고민하고 연결을 해야 순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CES 관련 신문을 살펴보니까 삼성과 LG의 전시에 대해서 초연결 대 행복한 삶 이렇게 표현해 주셨던데, 초연결 대 고객 경험이라고 해주시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LG그룹 전자 계열사가 애플의 전기차 사업 파트너로 낙점될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아꼈다. 최근 재계에서는 애플이 자사 전기차(일명 애플카)에 대한 협력을 위한 공동 협의체 구성을 LG그룹에 제안했다는 후문이 나온다. 이는 애플이 스마트폰 이후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으로 전기차를 선택했다는 시각에서다. 협의체가 마련된다면 LG전자와 LG이노텍, LG에너지솔루션 등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 사장은 "애플 관련해서는 저희들이 사실 어떤 이야기를 하기가 곤란하다"며 "LG전자가 여러가지 포트폴리오 가지고 있다 보니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애플 이외에도 다른 어떤 차량 OEM하고도 협력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