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궤도' 화웨이, 진격의 알리바바…中 빅테크 신년사

2023-01-02 12:53
새해 中 빅테크 규제 완화 기대감
알리바바 "안정(定)에서 전진(進)으로" ​
화웨이 "제재 일상화 속 정상경영 궤도"
텐센트 "숏클립이 그룹 전체의 희망"

(위부터) 텐센트, 알리바바, 화웨이.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중국 빅테크(대형 인터넷기업) 업계는 코로나19 봉쇄에 각종 규제 리스크까지 맞닥뜨리며 험난한 한 해를 보냈다. 새해에는 중국 당국의 인터넷기업 규제 완화 기대감 속 중국 빅테크 기업들은 위기에서 벗어나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알리바바 "안정(定)에서 전진(進)으로" ​

장융 알리바바그룹 회장 [사진=알리바바그룹]

알리바바는 올해 경영 키워드로 '전진(進)'을 내세웠다. 지난해 알리바바가 인터넷기업 규제와 코로나19 등 어려움 속 경영 키워드로 '안정(定)'을 내세워 사업의 안정적 운영을 최우선으로 했던 것과 비교된다. 

장융(張勇) 알리바바그룹 회장은 2023년 신년사에서 "중국 사회가 위드코로나라는 새 단계로 접어들고, 정부가 플랫폼 경제의 미래 발전 방향을 뚜렷이 제시했다"며 "발전만이 우리가 직면한 여러 가지 문제 해결해줄 수 있는 '확실한 길(硬道理)'"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2023년은 알리바바에 매우 중요한 한 해로, 모든 알리바바 사람이 함께 진취심과 분발심으로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자"고 전했다.

장 회장은 새해부터는 알리클라우드 사업부문 사장도 직접 맡기로 했다. 알리클라우드는 지난해 중국 클라우드 업체로는 최초로 수익 창출에 성공했다. 최근 6개 분기 연속 순익을 창출해 2022년 회계연도(2021년 4월~2022년 3월) 13년 만의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 이로써 클라우드 사업은 알리바바그룹 실적 호조를 견인하는 주력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화웨이 "제제 일상화 속 정상경영 궤도"

쉬즈쥔 화웨이 순환회장 [사진=화웨이]

쉬즈쥔(徐直軍) 화웨이 순환회장의 2023년 신년사 제목은 '용감히 전진해, 험난한 장애물을 뚫고, 품질로 살아남자'였다.

쉬 회장은 2023년은 화웨이가 (미국) 제재 일상화(常態化) 속에서도 정상경영 궤도에 오르는 첫해로, 매우 중요한 한 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적극적, 진취적으로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고, 능력을 키우고, 경영 환경을 적극 개선하고, 효율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해야만 회사의 미래 생존과 발전을 위한 기초를 닦고 새해 확정한 경영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네 가지도 강조했다. △연구개발(R&D) 투자 강화 △품질 제고를 통한 경쟁력 확보 △디지털인프라·클라우드·스마트자동차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수익성 확보 △전문인력 육성 등을 통한 조직에 활력 불어넣기가 그것이다.

쉬 회장은 "향후 불확실한 거시환경 속에서 디지털·저탄소가 확실한 산업 발전 방향이자 기회"라며 디지털경제 인프라 구축과 지속가능한 친환경 발전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향후 10년간 화웨이는 선두적인 디지털화·스마트화 저탄소 솔루션과 산업 인터넷 플랫폼으로 스마트 세계를 현실화하겠다"라고도 말했다. 

지난해 화웨이 매출 예상액도 공개됐다. 쉬 회장은 2022년은 미국 제재에 맞서는 전시(戰時)체제의 위기에서 벗어나 차츰 안정되는 한 해였다며 지난해 매출을 전년과 비슷한 6369억 위안(약 115조원)으로 예상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사업이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단말기 사업 하락세가 둔화하고, 디지털 에너지와 클라우드 사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하고, 스마트자동차 부품 경쟁력과 이용자 체험이 제고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텐센트 "숏클립이 그룹 전체의 희망"

마화텅 텐센트 회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텐센트는 전사적으로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평소 말수가 적고 앞에 나서길 꺼리는 것으로 유명한 마화텅(馬化騰) 회장이 내부회의에서 날카로운 비판의 목소리를 냈을 정도다. 마 회장은 지난달 15일 내부회의에서 '비용 절감과 수익 증대(降本增效)'를 주제로 연설했다. 

특히 마 회장은 그룹 내부의 부정부패, '마이량(買量)' 문제를 꼬집었다. 마이량은 플랫폼에서 돈을 주고 트래픽을 늘리거나 광고로 고객을 끌어모으는 행위를 뜻한다. 마 회장은 이는 비용이 많이 들고 결국 잠재적으로 부패로 연결된다며 마이량 행위를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뿐만 아니라 실적이 부진한 사업 부문은 과감히 없앨 것이라며 특히 비디오·뉴스를 구성하는 플랫폼 및 콘텐츠 사업부(PCG)를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텐센트의 캐시카우로 불리는 게임사업에 대해서도 "앞으로는 판호(版號, 게임서비스 허가권)를 따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게임의 양이 아닌 질로 승부하라"고 말했다. 이 밖에 클라우드 사업에 대해서도 "화웨이 클라우드가 바짝 추격하며 위협하고 있다"고 위기감을 전했다. 

마 회장이 유일하게 칭찬한 사업부는 위챗사업부(WXG)였다. 그는 "WXG의 가장 눈에 띄는 사업은 스핀하오(視頻號, 동영상계정)로, 사실상 텐센트 그룹 전체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스핀하오는 위챗 이용자들이 영상을 만들고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그만큼 숏클립(짧은 동영상)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셈이다. 지난해 텐센트 위챗 스핀하오 일일 활성화 이용자 수는 6억명을 돌파해 경쟁자인 콰이서우를 제치고 더우인(중국판 틱톡) 이용자 수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