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법원장·헌재소장 교체…보수 색채 짙어지나

2022-12-26 14:20
내년 대법원장‧헌재소장 포함 대법관‧헌법재판관 6명 교체

김명수 대법원장(왼쪽),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사진=연합뉴스]

2023년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 3명과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 3명이 교체된다. 사법부에 보수 성향 고위 법관이 차례로 유입될지, 윤석열 대통령이 통합과 화합을 강조하는 만큼 인적 구성을 다양화할지 주목된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내년에만 김명수 대법원장(사법연수원 15기)을 포함한 대법관 3명과 유남석 헌법재판소장(13기)을 포함한 헌법재판관 3명이 교체된다. 윤석열 대통령 임기 동안 대법관 14명 중 13명, 헌법재판관 9명 전원이 교체될 예정이다. 이미 지난 11월 퇴임한 김재형 전 대법관(18기) 후임으로 오석준 대법관(19기)이 윤석열 정부 첫 대법관으로 임명됐다.
 
내년 대법관 3명‧헌법재판관 3명 교체···대법원장‧헌재소장 포함
대법원에서는 내년 7월 조재연(12기)·박정화(20기) 대법관, 9월 김 대법원장 임기가 만료된다. 이어 2024년 1월 안철상(15기)·민유숙(18기) 대법관, 8월 이동원(17기)·김선수(17기)·노정희(19기)·김상환(20기) 대법관, 2026년 3월 노태악(16기) 대법관, 9월 이흥구(22기) 대법관, 2027년 5월 천대엽(21기) 대법관 등이 교체된다.

헌법재판소에서는 내년 3월 이선애(21기) 헌법재판관을 시작으로 4월 이석태(14기) 헌법재판관, 11월 유 소장 임기가 종료된다. 2024년 9월 이은애(19기) 헌법재판관, 10월 이종석(15기)·김기영(22기)·이영진(22기) 헌법재판관, 2025년 4월 문형배(18기)·이미선(26기) 헌법재판관 등이 바뀐다.

대법원장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복수의 후보자 중 대법원장이 1명을 고르는 절차를 거친다. 이후 국회 동의를 얻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헌재소장은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헌법재판관은 국회 동의 절차 없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진보 색채 옅어질 것" vs "독립성·중립성 담보해야"
법조계에서는 대통령 뜻이 법관 인사에 그대로 관철되긴 어렵지만 사법부 내 진보 색채가 현재보다 옅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서울중앙지법 판사는 "아무래도 최고 법관은 대법원장이 제청하긴 하지만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에 '협의'라든지 '긴장관계'가 있어 서로 의사를 조율해 임명한다"며 "행정부 의사가 어느 정도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나 우리법연구회·국제인권법연구회 등 진보 성향 단체 출신 고위 법관이 많았는데 이에 따른 반작용이 불가피하다는 예측도 있다. 또 다른 서울중앙지법 판사는 "전형적인 노동 변호사로 재야에서 활동한 김선수 대법관처럼 '노동 감수성'을 가지고 대법원으로 들어온 사례도 있다"며 "지난 5년간 법원 인적 구성에 확실한 변화가 있었고 판결에 새로운 시각을 가져다줬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후보 시절부터 통합과 화합을 강조하는 윤 대통령이 합리적이라고 평가받는 인사나 진보·보수 등 색채를 가리지 않고 고위 법관을 구성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정 색채를 띤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이 임명된다고 하더라도 진화한 법원 시스템이 독립성과 중립성을 담보할 것이라는 견해도 많다.

민변 개혁입법특위 위원장인 김남근 변호사(법무법인 위민)는 "보수나 진보 등 쟁점이 됐던 부분들은 그동안 판례가 많이 바뀌면서 해결된 측면이 상당하다"며 "성향이 어떤 대법원장이 오느냐에 따라서 이제는 판사들에게 충성을 강요하고 문화는 많이 해소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