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외교 정상 통화…"협력한다며 칼 들이대"

2022-12-23 17:49

중국 왕이 외교부장 [사진=중국 외교부]

미국과 중국의 외교 수장이 전화 통화를 갖고 양국 관계의 안정적 관리를 강조하면서도 서로를 향해 날 선 지적을 쏟아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며 23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전화 통화를 가졌다.
 
왕 외교부장은 미·중 관계가 회복하길 바란다면서 현재 미국 태도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했다. 그는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발리에서 만나 양국 관계를 건강하고 안정적인 궤도로 되돌리기 위해 전략적 리더십을 발휘했지만, 미국은 대화한다며 규제를 가하고 협력한다며 칼을 들이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왕 외교부장은 양국 정상이 제시한 방향대로 미·중이 올바른 공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로섬 사고는 두 강대국이 서로 소모적인 정면 충돌을 하게 할 뿐”이라며 “누가 옳은지 그른지는 일목요연하다”고 말했다.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중국에 국제사회를 위해 투명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양국은 통화에서 현재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미국 국무부는 투명성의 의미에 대해 별도의 설명을 하지 않았지만, 중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완화한 후 사망자 통계 축소 발표 의혹 등 대응 과정에서 국제사회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관련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중국 외교부는 통화에서 양측이 우크라이나와 대만 관련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히며 코로나19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서도 왕 외교부장은 위기 해결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중국은 항상 평화의 편이며 유엔 헌장의 취지 그리고 국제사회의 대화 편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대만과 관련해서는 중국 외교부는 블링컨 장관이 “미국은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으며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계속 존중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